서점인의 서생활

달리기로 회복하는 건강한 삶에 대하여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뉘죠.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과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람.
굳이 '시작'을 구분값으로 삼은 이유는 달려보면 알아요. 시작하면 멈출 수 없거든요. 달리기를 시작하며 30년 동안 고생하던 만성 두통이 거짓말처럼 싹 사라졌다. 마라톤을 하며 달리기가 변화시키는 삶을 체험하고 있다. 시중에 출간된 대부분의 달리기 책을 모두 읽어본 것 같다. 대한민국 모든 러너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이건 정말 꼭 봤으면 하는 책 2권을 소개한다. 걷기에서 조깅, 조깅에서 러닝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몸의 근육과 뼈들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알아야 부상을 최대한 예방할 수 있는데 <달리기의 과학>은 해부학과 생리학을 통해 더없이 상세하게 이를 알려준다. <마라톤 트레이닝>은 어느 정도 달리기에 익숙해진 러너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마라톤에서 더 나은 기록을 세우고 싶은 중급 이상의 러너라면 이 책에 나온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훈련 기록을 따라가보자. 아, 이런 책은 정말 혼자 보기 아까운 책이다.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의 마음
에튀드

일과 사람에 치이는 날이면 피아노를 치며 마음을 다잡았다.
콩쿨에서 입상하는 할머니가 되는게 꿈이다. 피아노를 다시 시작한지 3년이 되어간다. 매끄러운 연주의 기술보다도 훨씬 많은 것들을 배웠던 시간이었다. 그동안 피아노에 관련된 책과 악보집을 여럿 샀다. 모두 나와 같은 초보 연주자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피아노 시작하는 법』은 피아노를 다시 배우고 싶은 성인을 위해 쓰였다. 오래 학생들을 지도해온 저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보 단계에서 알면 좋은 실용적인 조언을 담았다. 이 책을 읽고 연습은 짧고 변명은 길었던 지난 레슨이 자꾸 떠올랐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OST 베스트 (Easy)』는 연습 없이 가볍게 연주할 수 있는 악보집이 필요해 고른 책이다. 다양한 지브리의 OST가 담겨있어 지루하지 않다. 체르니 100 정도에서부터 무난하게 칠 수 있는 쉬운 난이도인데 편곡이 잘 되어 있어 대충 쳐도 제법 그럴듯하게 들린다.

문화산책 (안도 다다오,
건축을 살다 + 강가의 아틀리에)

"살았다, 썼다, 사랑했다." 스탕달의 묘비명처럼 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우선 이것저것을 읽고 듣고 보고, 이곳저곳을 다닙니다. 지난 4월 1일 시작된 뮤지엄산의 《안도 타다오 - 청춘》 전시를 마음 속에 품은 이들에게 이 책이 그의 건축을 한층 심도있게 읽어내는 안목을 건네줄 것이 분명하다. 더불어 현재 소마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다시보다 한국근현대미술전》과 올해 6월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 예정인 《장욱진》 전시를 통해 장욱진이라는 화가를 깊이 탐구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그의 그림산문집을 추천한다. 화가의 서문이 이 책을 찾는 우리들의 마음을 꼭 일컫는 것 같다. "그림은 좋아하면 그만이지 그림 뒤에의 사고방식까지 짚어 볼 필요는 없겠지만, 그림에서 보이지 않는 사고방식까지 다 헤쳐 보고 싶은 사람도 없지 않을 성싶다. 이 책은 그런 사람에게 소용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강가의 아틀리에』 중판 서문 중에서.

꽤 근사한 코바늘 뜨개

귀여운 것이 좋아요.
남의 눈엔 울퉁불퉁해보여도 제 눈엔 귀엽기만한 작품들을 만들고 있어요. 부지런히 일하다보면 모니터를 통한 글과 숫자가 막연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움직인만큼 결과물이 나오는 만들기가 위로가 되더라고요. 게다가 완성작은 예쁘고 귀엽기까지해 두고두고 보면서 흐뭇해하고 있답니다. 선물할 때 뿌듯한 것은 덤이구요! 기본 뜨개법부터 줄기와 꽃을 연결하는 재료와 방법까지. 각 꽃의 개성이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어 책 보고 따라만 하면 손끝에서 꽃이 피는 <손뜨개꽃길의 사계절 코바늘>, 귀여운 도안을 따라하다보면 짧은 시간에 실용적인 결과물이 탄생하는 <코바늘 수세미 원데이 클래스> 로 코바늘과 친해져 보세요!

수영하기 전 이론부터

무작정 시작했던 수영 물에 뜨는 법부터 영법까지 몸으로 배웠지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느껴져 정석자세와 이론을 공부해야겠어요. 수영강습은 보통 강사님을 통해 배우기에 어느 순간 수영은 마스터 했다는 자신감을 가졌는데, 연습할수록 어깨나 다리부분이 아프게 됩니다. 열심히 해서 그런 줄 알았지만 자세가 잘못 되었거나, 불필요한 동작으로 수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 뒤처지거나 실력이 늘지 않는 느낌이 든다면, 이론교본을 한번 보면서 자세를 체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New 수영교본 도서에는 물 속에서의 수영자세 사진이 많이 나와 있고, 그 옆에 친절한 설명과 해설이 들어 있습니다. 자유영, 배영, 평영, 접영에 스타트와 턴이라는 고급 기술까지 설명되어 있으니, 여름을 대비해 수영에 대한 이론공부도 시작해보세요!

유의미한 성과를 쌓고 싶은
주니어들에게

내가 벌써 N년차..? 쌓이는 연차만큼 나는 과연 얼마나 성장했을까?
그동안의 커리어를 돌아보고 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타이밍이 온 것 같습니다! 문득 일을 하다가 '내가 지금 맞는 방향으로 가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많은 일을 한 것 같은데 제대로 했는지, 무엇이 나의 성과인지 고민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도 잠시, 눈앞의 일을 쳐내기 또 바빠집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주니어라면 공감하시겠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잘러'되는 법을 같이 알아가봐요.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숫자로 일하는 법』은 당장 실천하고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알려주는 책들입니다. 일의 성장이 나의 성장이 될 수 있도록 우리 같이 공부해요!

'나다움'으로 AI 시대 살아남기

나'와 '일'을 성장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저축하듯 근육을 모으고 있고, 성큼 다가온 AI가 일하는 시대를 대비해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오늘도, 고민합니다. 책 한 권 집필하는 데 단 7시간. 올해 2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가 쓴 최초의 자기계발서가 출간됐다. 마케터로서 마케팅 카피를 챗GPT가 써준다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앞으로 더 가속화될 AI 시대에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이다. '과정'이 있는 마케터,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터로 일하고 싶다. 과정에서 의미 있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므로. '나다움'으로 AI 시대 살아남기를 고민하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 싶다.

긴급 글쓰기 처방전

글쓰기를 진짜 못하는 마케터가 있다?!
야매로 쓰는 카피라이팅의 한계가 와버렸어요. 글쓰기 마스터가 되는 그날을 향해, 오늘의 기록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급한 불 먼저 끄자! 본격 글쓰기 초급자 코스.
1. 글쓰기가 아직은 뭔지 잘 모르겠는데 당장 글은 써야 하는 사람.
2. 일기를 쓰면 세 줄 요약으로 끝나고 기록다짐은 작심삼일로 끝나는 사람.
3. (바로 저 me myself and I 같은 사람…) 필요에 의해 시작한 기록이 습관이 되는 그날까지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줄 책들이에요.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기록덕후의 상황 별 기록 가이드. 기록이라는 세계를 낯설어하는 내 손을 잡고 한 발 한 발 걸음마를 알려준다.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기록왕이 되어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카피 쓰는 법』
카피라이팅 20년 경험의 저자가 문장을 디자인하는 노하우를 잔뜩 실었다. 잔뜩이라고 해서 겁먹을 것 없다. 카피라이터답게 아주 친절하게, 쉽게 가르쳐주니까!

포기하지 않는 육아가 필요한
직장맘 필독서

아이가 미운 다섯살이 되면서 아이와의 트러블은 많아지고, 어린이집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회사에서 시달리고, 집에서도 시달리는데 상황은 점점 나빠지는 것만 같고요.
참을성 없고 주의력이 부족한 아이가 된 것이 더 많은 사랑을 주지 못하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지 못한 제 탓인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대한민국 평균 육아맘입니다. 엄마는 육아서를, 아이는 한글을! 직장맘이라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단상은 더이상 위로가 되지 않고, 현실적인 조언이 필요한데 "상담이나 교육기관의 도움을 받기엔 좀 애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만난 책입니다. 엄마의 포기가 아니라 아이의 성장으로 육아의 포커싱을 바꾸게 한 기념비적인 책이라서 추천합니다. 포켓몬 한글쓰기를 쥐어주니 아이가 혼자 놀면서 한글을 익히며 엄마에게 시간을 줍니다. 이 책만 있다면, 아이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쏙~ 들어갈거예요!

교실 안팎의 경제학

모든 분야 두루 읽는 소설 MD. 2020년 팬데믹 시기에 재난방송을 듣기 위해 하루 종일 켜놓으면서 라디오의 팬이 되었다. 이때부터 불현듯 경제에 관심이 생김. 시계를 거꾸로 돌려 아직 학부생이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섯 자로 요약하면 '경제학과가'. 당시 탐색 과목이 너무 어려워서 경제학 전공은 생각도 못 했다. (대신 '재미'를 1순위로 학과를 선택했다.) 뒤늦게 깨달았다. 경제학도 재미있는 학문이다. 그리고 멋있다. 게다가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지금은 경제 관련 라디오 프로그램을 매일 듣고 책도 자주 읽는다. 『자이언트 임팩트』는 최근 품었던 경제 현안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알려준 책. 기왕 시작한 공부, 제로부터 새롭게 알아 보고자 대학생들의 EBS 같은 『맨큐의 경제학』도 샀다. '그때 경제학과 갈걸', '진작 경제 공부 좀 할걸' 하는 생각이 들때마다 이 책들로 아쉬움을 달래려 한다.

손끝에서 탄생하는 즐거움

힐링 취미로 시작한 캘리그라피와 요리.
좋은 문구를 손으로 써 내려가고, 오색빛깔 계절을 닮은 요리를 만드는 시간이 행복한 요즘입니다. 전자기기에서 내 손을 해방시켜주고 싶다면, 조금은 투박하고 어설퍼도 손끝으로 무언가를 창조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손글씨와 요리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캘리그라피를 배우다 보면 어떤 문구를 써야 할지 고민이 되는데 필사하고 싶은 시를 모아 놓은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를 통해 아름다운 문장들을 수집할 수 있다.
오색빛깔 아름다운 음식 사진과 상세한 레시피가 담겨있는 『아무튼 봄, 한 그릇 요리』를 보다 보면 미소와 함께 나도 요리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밀려온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일인 줄 알았다면 진작에 시작할 것을!

나를 바꾸는 책, 사회를 바꾸는
정치

책이 우리를, 무언가를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며 하루하루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나른하게 보냅니다. "이 모든 게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헛된 시도는 아니었다"라는 레이먼드 카버의 말처럼 책들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무언가 조금이라도 바뀌었다면 성공이겠지요. 『정치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나는 왜 쓰는가』는 정치와 정치적 글쓰기가 우리 삶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어떤 책으로 우리 삶을 투영하고 바꿔나갈 수 있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평소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혹은 나를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중이시라면 이 책들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되뇌며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