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꼬옥 마주잡고, 생각의 발걸음을 같이하고, 한 장씩 어루만지고. 이런 존재감을 가졌다면 '책'이라는 이름 말고도 ‘친구’라는 애칭으로 다정히 불러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달의 독서는 문보영 시인과 함께합니다. OIMU의 일러스트가 담긴 폴딩 쇼퍼백과 함께 이달에 주목할만한 시와 에세이 친구들을 만나보세요.

• 『작별들 순간들』배수아｜문학동네

  “말을 하면서 말을 지우고 이미지를 남긴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고 다만 밀밭을 가로지르는 가을바람이 생각난다. 바람을 쐬고 싶어서 다시 이 책을 펼친다.”

• 『어떤 나무들은』최승자｜난다

  “낯선 환경에서 영어라는 낯선 도구를 사용해 현실을 경작하는 일기. 최승자 시인의 세상을 더듬는 방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는 아이가 되어 있고 그런 내가 좋다.”

• 『필립 K. 딕』에마뉘엘 카레르｜사람의 집

  “필립 K. 딕은 어느 날 불을 켜기 위해 화장실 전등 끈을 더듬어 찾는다. 그러나 전등 끈은 존재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전등 끈에 관한 그의 기억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는 숨겨진 진짜 세계가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