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필승 문장강화
글쓰기 전문가 4인이 책으로 전하는 문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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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이연대
북저널리즘 CEO
말과 글을 다루는 일을 20년째 하고 있다. 2014년 지금의 회사를 설립했다. 지식 구독 서비스 '북저널리즘'을 운영하며 책과 피처 기사를 만든다. 발행인으로 165권의 책을 발행했고, 편집자로 98권의 책을 편집했고, 저자로 14권의 책을 썼다. 회사를 차리기 전에는 국회에서 일했다. 정치인의 메시지를 작성했다. 시장 선거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여러 선거를 경험했다.
종합하면, 그동안 예술가의 전기, 기업가의 창업기, 정치가의 비전, 브랜드의 역사를 썼다. 설명하고 주장하고 설득하는 글이다. 바로 '에디토리얼 라이팅(editorial writing)'이다. 퓰리처상 수상 부문 중 하나인데, 우리말로 옮기면 '사설 또는 칼럼 쓰기' 정도가 될 것 같다. 폭넓게 해석하자면 픽션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글쓰기가 에디토리얼 라이팅에 해당한다. 사설, 칼럼, 피처 기사뿐만 아니라 기획서, 광고 문구도 여기에 포함된다. 결국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쓰는 글이니까.Q. 글을 쓸 때 지키는 나만의 원칙이나 기준은?①독자를 중심에 두고 ②공학적으로 설계해 ③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④명료한 문장으로 쓰려고 노력한다. 특히 첫 번째 원칙 '독자 중심'이 중요하다. 발행된 글은 책이든 칼럼이든 보고서든 소셜 미디어 게시물이든, 모두 프로덕트(product)다. 프로덕트 오너(owner)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때 고객의 문제를 정의하고 니즈를 분석하듯, 작가는 독자에게 집착해야 한다. 늦은 저녁 배가 출출한데 밖에 나가기 싫을 때 사람들은 배달 앱을 켠다. 장 보러 갈 시간이 없으면 쇼핑 앱을 열어 새벽 배송을 주문한다. 우리는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고용'한다. 글도 그렇다. 사람들은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책을 찾는다. 팀장으로 승진한 사람은 리더십 도서를 찾고, 곧 부모가 될 사람은 육아 도서를 찾는다. 작가의 글은 독자의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고용'되는 셈이다. 즉, 글쓰기는 독자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방법과 수단을 제시하는 것이어야 한다.Q. 창작의 벽에 부딪혔을 때 다시 시작하는 법은?창작의 벽에 부딪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서려면 ‘근육’이 있어야 한다. 글쓰기는 장거리 달리기와 비슷하다. ‘쓰는 근육’이 있어야 완주할 수 있다. 쓰는 근육은 조금씩이라도 매일 쓸 때 생긴다. 단기간에 몰아서 쓰는 것도 이 근육이 붙은 사람만 할 수 있다. 글을 완성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나만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새벽도 좋고 밤도 좋다. 조용한 방이어도 좋고 북적이는 통근 버스 안이어도 좋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짧더라도 반복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축적이 변화를 낳는다. 다작으로 유명한 작가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쓴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 이문열 작가는 한 달에 원고지 300~400매를 썼다. 두 달이면 책 한 권이 나오는 분량이다. 몇 해 전 이 선생을 만나 물었다. 다작의 비결이 뭐냐고. 선호하는 작업 환경이나 시간대가 있으시냐고. 그가 말했다. “그런 건 아마추어나 따지는 거죠. 나는 일어나면 바로 써요.” 질문한 내가 부끄러웠다. 그렇다. 그냥 써야 한다.이연대 작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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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에디토리얼 디렉터
<에디토리얼 씽킹>, <우리 각자의 미술관>,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등을 쓴 최혜진입니다. 잡지 에디터로 20여 년간 쌓아온 사고법과 시각 예술에 대한 탐구심을 기반으로 미디어, 디자인, 미술,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낮의 자아는 주로 실용적 문제 해결을 위한 글쓰기를 합니다. 버벌 브랜딩, 컨셉 도출, 스토리 전략 등 비즈니스 현장에서 '문자 언어'로 솔루션을 찾는 일을 해요. 밤의 자아는 온전히 사적인 글쓰기를 합니다. 문자 언어로 쉽게 포섭할 수 없는 '시각 언어'의 모호함을 곱씹고 해석하는 일도 좋아해서 그간 예술 분야 책을 주로 집필했습니다.Q. 글을 쓸 때 지키는 나만의 원칙이나 기준은?저는 오늘의 최혜진과 내일의 최혜진이 '협업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고, 좋은 협업자가 되려 노력합니다. 본인은 내내 뭉개고 있다가 "네가 어떻게든 해결해 봐"라고 일감을 던지는 사람은 좋은 협업자가 아니겠죠. '시간'은 가장 가치로운 선물이에요. '미래의 최혜진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오늘의 최혜진이 할 일을 한다.' 이 원칙으로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태스크를 잘게 쪼개어 마감 일정을 잡습니다. 그리고 이 일정을 반드시 지킵니다. 잘 쓰고 싶은 욕망도 소중하지만, 꾸준히 오래 쓰고 싶거든요. 이런 규칙성이 고된 마감 노동을 '감당할 수 있는 일'로 바꿔주는 것 같아요.Q. 창작의 벽에 부딪혔을 때 다시 시작하는 법은?벽에 부딪힌 느낌이 괴롭다고 마냥 덮어두거나 외면하면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답답함, 무기력, 시큰둥함 등의 증상을 일단 잘 겪으려고 합니다. 괴로워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면 실낱같은 출구가 나타나요. '괴로움 총량 법칙'처럼 그냥 바쳐야 하는 시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 '이렇게 쓰고 싶다'는 달뜬 열망을 심어주는 좋은 책을 만나면 자연스레 다시 불꽃이 입니다.최혜진 작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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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은
영화평론가
2004년 <씨네21> 영화평론상으로 데뷔한 후, 영화에 대한 글을 써 왔습니다. 글로 낯선 세계 에 나만의 지도를 그려보고 싶다는 소망과 그 소망을 자꾸만 부추긴 호기심에 무모하게 응모했고 운 좋게 당선됐습니다. 물론 그때는 너무도 서투르게 영화평론가가 된 자가 이내 수도 없이 맞닥뜨릴 좌충우돌의 미로를 예견하지 못했습니다. 이십여 년이 흐른 지금, 그 미로의 시간이 영화를 대하는 눈과 감각과 용기와 상상력을 조금은 열어주었다고 돌이킬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강의나 영화제 심사, 관객과의 대화 진행 등 영화와 관련된 여러 일을 병행하지 만, 아무래도 마음편하게 몰두하는 작업은 글쓰기입니다. 작가론, 작품론, 소개글, 해설 등 분량도, 성격도 다양한 글들을 쓰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범주는 한 편의 영화와 오롯이 대면할 수 있는 비평입니다. 영화에 잠재된 문을 찾아 그 무궁무진한 길을 탐색해 보는 자유와 전복의 가능성 앞에서는 이상하게도 일상에서는 부족한 모험심이 발동하곤 합니다. 마감할 때마다 벽에 머리를 박는다는 더없이 상투적인 불만을 달고 살아도 그 막막한 자학의 과정을 반복하는 건 결국 이보다 재미있는 일을 알지 못해서가 아닐까 종종 생각합니다.
Q. 글을 쓸 때 지키는 나만의 원칙이나 기준은?근거 없이 단정하거나 규정하지 않기, 문체로 허세나 허영 부리지 않기, 거대한 개념은 풀어 쓰기, 풀어쓸 수 없다면 배제하기, 일반론에 기대지 않기, 일반화하며 성급히 판단하지 않기, 작품의 세부를 최우선으로 존중하기, 문장의 수사가 아니라 문장들의 구조로 파토스를 구축하기, 상상과 비약을 두려워하지 않기, 도덕적 우월감에 도취하지 않기, 의심과 반문을 거두지 않기 등등. 다짐의 목록은 매번 늘어나고, 글 한 편을 작성할 때마다 이 다짐들이 얼마나 허약하게 부서지는지 깨닫곤 하면서도, 다짐을 곱씹으며 쓰는 글은 조금이라도 다를 거라는 안쓰러운 희망을 붙들고서 오늘도 씁니다. 그나마 최선을 다해 지키고자 하는 원칙이 있다면, 퇴고와 마감 시간입니다. 퇴고 작업은 자신의 글이 얼마나 반복적이고 엉성하며 나르시시즘적 인지 직시하는 일입니다. 마감 기한 안에 글을 완성하는 일은 시간의 한계 안에서 자신과 싸우는 문제이자, ‘나’에 대한 헛된 환상(시간만 더 주어진다면, 훨씬 더 잘 쓸 수 있어!)을 거두는 일이자, 청탁자와의 신의를 중시하는 일입니다. 필자의 창의력, 문장력과는 무관한 실질적 원칙일 수도 있으나, 퇴고와 마감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가 적어도 이 일을 씩씩하게, 오래, 무엇보다 즐겁게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사실만큼은 점점 더 믿게 됩니다.Q. 창작의 벽에 부딪혔을 때 다시 시작하는 법은?몇 년 전,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대담에 앞서 사담을 나눌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즈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영화 글쓰기에 대한 상투적인 반문과 회의에 어느 때보다 깊이 빠져있던 터였습니다. 감독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습니다. “영화평론가가 빠지는 매너리즘이란 어떤 것입니까?”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영화 평론은 꼭 필요합니다.” 그 말 앞에서 우물쭈물하다가 대화는 끝났습니다. 그의 확신에 딱히 감동한 것도 아니고, 새삼 내면에서 대단한 각성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몇 달 후 어느 날, 그 체념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슬며시 들었습니다. 대체로 불만족스럽고 자주 불안했어도, 영화를 보고 글을 쓰는 일을 그저 여느 날처럼 지속하다 보니 어느새 좀 나아진 것일까, 그렇게 짐작해 볼 뿐입니다. 그러고 보면 난관을 타개할 특별한 묘수가 있었던 적은 없습니다. 다만, 정신에 정체된 에너지를 매일 해소하고 비우는 일만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좀 이상한 표현이지만, 머리의 작동을 멈춰 세우고 몸에 피를 돌게 하는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하루 끝의 맥주 같은 것. 지적인 시간 으로부터 단절된 유희의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내 몸을 온전히 들여다보고 느끼는 시간을 ‘당당히’ 일과로 삼는 게 저의 소박한 비법이긴 합니다. 일종의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몸이 맑아져야 눈과 마음과 머리가 타성과 오만에 젖지 않고 정신을 차릴 것입니다.남다은 작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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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운
SF 작가
저는 저 스스로를 SF작가이자 공상연애소설가로 분류합니다. 비현실적인 꿈같은 이야기를 재밌게, 또 사랑스럽게 풀어나가고 싶어요. 소설이건 만화건 영화건, 항상 무언가를 보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제약 없이 마음껏, 또 가장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매체는 소설이라고 생각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호러로맨스 연작장편 <냉장고와 넷플릭스>, SF단편집 <공상연애소설>, 작법서 <시나리오 레시피> 외 다수를 집필하였습니다.
Q. 글을 쓸 때 지키는 나만의 원칙이나 기준은?쓰기 싫으면 쓰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쓰면서 즐겁고 재밌지 않으면 어차피 다른 사람도 즐겁지도 재밌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억지로 글을 짜낼 바에야 일단 쉬면서 재충전을 해 의욕을 되살립니다.Q. 창작의 벽에 부딪혔을 때 다시 시작하는 법은?집필 중 벽에 부딪힌 경우에는 일단 샤워를 합니다. 아니면 산책을 나갑니다. 컴퓨터 앞에 1시간 앉아 있어도 나오지 않는 답은, 2시간, 3시간 앉아 있는다고 나오지 않기 때문에, 주의를 환기하고 변화를 주는 것으로 풉니다. 장기간 슬럼프에 시달릴 때는 죄책감과 부담감을 잊고 작업은 내동댕이친 뒤 인풋을 최대한 많이 하고 그간 못 본 친구 및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재충전합니다.홍지운 작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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