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 시인 100명의 슬픔과 열정과 고독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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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명순
김명순(1896-1951)은 평양의 부호 김희경과 기생 출신의 소실 산월(山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 근대문학사 최초의 여성 작가 김명순은 에드거 앨런 포우, 샤를 보들레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번역가이자, 〈장한몽〉 〈나의 친구여〉 등에 출연한 영화배우이기도 하다. 1세대 신여성으로서 국내와 일본에서 신교육을 받았지만, 기생의 딸이라는 배경과 훗날 대한민국 초대 육군참모총장이 되는 이응준에게 당한 데이트 강간은 김명순의 일생을 옥죄었다. 1951년 생활고와 정신병에 시달리다가 일본 아오야마 뇌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자(글) 브론테 자매
브론테 자매(Brontë sisters)는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소설가와 시인으로 활동한 잉글랜드 요크셔 출신의 세 자매 샬럿, 에밀리, 앤 브론테를 가리킨다. 이들의 소설은 발표 당시부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으며 오늘날까지 불후의 고전으로 읽힌다. 맏언니인 샬럿(1816-1855)은 『제인 에어』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며, 『폭풍의 언덕』 저자인 에밀리(1818-1848)는 인간 본연의 강렬한 열망과 고독, 영성적인 고통을 다룬 작품들을 남겼다. 『아그네스 그레이』와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을 쓴 막내 앤(1820-1849)은 흔히 세 자매 중 가장 조용하고 내성적인 인물로 묘사되지만, 알코올 중독, 가정 폭력, 여성의 종속적 지위를 정면으로 다룬 당대 가장 대담한 작가였다. 브론테 세 자매는 모두 30대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번역 이루카
서울에서 태어나 브루클린과 마드리드에서 성장했다. 비교문학을 공부했으며, 여성과 소수자 문학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번역서로 버지니아 울프의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의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엘라 윌러 윌콕스의 『고독의 리듬』,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등이 있다.
목차
- 이난나와 신성한 정수/내 눈에 그는/드디어 사랑이 찾아왔습니다/사크르 오빠를 위하여/꽃빛은/산벚꽃 바라보는 마음으로/홀로됨에 관하여/단 한 번의 눈길에/상사몽/소네트11/섬세함은 약함이 아니다/미리 쓰는 유언장/가난한 처녀의 노래/여성을 위한 이브의 변론/저자가 자신의 책에게/자신의 초상화에 부쳐/새벽 수선화의 눈물/세속적 기쁨에 작별을/여성의 노동/삶/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로 건너오며/사랑하는 딸에게/나눠 갖는 남편/나의 어머니/메리엔의 순례/무덤/말의 힘/슬픔/비명/에밀리 제인 브론테의 죽음에 부쳐 외 70편
책 속으로
슬픔이 슬픔에 맞닿을 수 있다면,
고통이 고통에 응답할 수 있다면,
어떤 연민이든 당신을 녹일 수 있다면,
지금 내게로 오십시오.
_에밀리 브론테 「슬픔이 슬픔에 맞닿을 수 있다면」 부분
아아 그쳐요
그 흐릿한 수선스런 노래를
삼월 아침에 볕이 따뜻해서
어머니의 가슴속의 눈이 녹으니
그쳐요 목 간지러운 거위 소리를.
_김명순 「그쳐요」 부분
내 안에서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단 하나의 진실한 창조.
이제 옳고 그름을 따질 틈도 없다.
지금, 첫 번째 진통이······.
태양이 갑자기 창백해지고
세계가 차갑게 잠잠해진다.
그리고, 나는 오직 혼자······.
_요사노 아키코 「나는 오늘 아프다」 부분
정답 같은 건 없어.
앞으로도 없을 거야.
지금껏 있었던 적도 없었고.
그게 정답이야.
_거트루드 스타인 「정답」
그 무리 속 고아 소년 하나가 물었다.
“왕관 꼭대기에서 저렇게 빛나는 건 뭔가요?”
누군가 대답했다. “우리가 알 바 아니지만,
귀한 것임은 분명하지.“
허리 굽은 노파 하나가 다가와 말했다.
“얘야, 저건 네 심장의 피이고 내 눈물이란다.”
_파르빈 에테사미 「고아의 눈물」 부분
출판사 서평
동서고금 역사에서 여성이 압도적인 역량을 발휘해 온 단 하나의 예술 분야를 꼽는다면, 그것은 단연 시(詩)다. 태고 때부터 중국, 일본, 인도, 중동, 유럽 등 고도화된 문명에서는 언제나 걸출한 여성 시인들이 존재했다. 그렇다고 여성이 시인으로서 인정받는 길이 평탄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타 예술 분야의 문호가 여성에게 사실상 거의 닫혀 있던 시대에도 시는 종이와 필기구, 그리고 후대에 자신의 작품이 필사될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만 있으면 충분했다.
‘세계 여성 시인선 100’이라는 부제가 붙은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는 기원전 2300년경 인류 역사상 이름이 기록된 최초의 작가인 엔헤두안나에서 한국 최초의 근대 여성 작가 김명순에 이르기까지, 지난 4천 년간 시(詩)라는 가장 내밀한 무기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온 여성 100인의 슬픔과 열정과 고독의 연대기다. 이들에게 시는 단지 아름다운 언어가 아니라, 억압과 상실과 분노를 다른 방법으로는 분출할 수 없을 때 선택한 유일한 형식이었다. 서로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시인들은 시대도, 언어도, 고통의 이름도 달랐지만 이 책에서 이상하리만치 메아리가 겹친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여성 시인들의 시만을 그러모았기 때문이 아니다. 각 시 옆에 배치된 짧지만 날카로운 해설은 시인의 삶과 시대를 정면으로 직시하도록 설계되었다. 펜과 종이만으로 사랑의 열망을, 사별의 정적을, 혁명의 분노를, 분만대 위의 절대적 고독을 다스리고 자기 구원에 도달했던 시인의 목소리는 에칭 스타일로 정교하게 복원한 초상과 맞물려 독자에게 텍스트 그 이상의 직관적인 전율을 선사한다. 또한 낡고 예스러운 어미를 과감히 걷어낸 현대적인 번역과 원문의 호흡을 살린 시행 구성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어로 시인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되살린다.
세계 문학사가 중심부에 놓지 않았던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가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한 권에 처음으로 나란히 담겨 독자를 맞이한다. 슬픔에게 언어를 준다는 것은 형태 없는 고통이 비로소 ‘글’로 존재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며, 슬픔에 지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에 담긴 시 100편이 그 증거다. 덧붙여 엔헤두안나, 술피키아, 알칸사, 미흐리 하툰, 이사벨라 휘트니, 나조 토키, 필리스 휘틀리, 파르빈 에테사미, 사이마 하르마야, 조이 데이비드먼 등 국내 처음 소개되는 시인의 작품들은 다양한 언어와 시대에 걸쳐 존재하는 여성시의 문학적 지평을 접하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인류 최초의 작가는 여성이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수록 시인: 엔헤두안나/사포/술피키아/알칸사/오노노 코마치/무라사키 시키부/크리스틴 드 피장/미흐리 하툰/황진이/마들렌 드 로베핀/베로니카 프랑코/이사벨라 휘트니/허난설헌/에밀리아 라니어/앤 브래드스트리트/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나조 토키/앤 킬리그루/메리 콜리어/안나 레티시아 바볼드/필리스 휘틀리/안나 마리아 렝그렌/호춘향/앤 테일러/메리 하우잇/캐롤라인 클라이브/레티샤 엘리자베스 랜던/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루이즈 빅트린 아케르만/샬럿 브론테/프랜시스 브라운/에밀리 브론테/아멜리아 B. 웰비/조지 엘리엇/앤 브론테/제인 와일드/엘리자베스 드루 스토다드/피비 케리/에밀리 디킨슨/크리스티나 로제티/루이자 메이 올컷/로살리아 데 카스트로/사라 윌리엄스/이나 쿨브리스/엘런 멜리센트 콥든/에마 라저러스/엘라 윌러 윌콕스/트루 더트/마거릿 덜랜드/샬럿 퍼킨스 길먼/해리엇 먼로/에밀리 폴린 존스/리카르다 후흐/메리 길모어/샬럿 뮤/엘제 라스커 쉴러/히구치 이치요/롤라 리지/에이미 로웰/루시 모드 몽고메리/거트루드 스타인/치우찐/앨리스 던바 넬슨/안나 드 노아이유/르네 비비앙/요사노 아키코/사로지니 나이두/마르기트 커프커/래드클리프 홀/실비아 팽크허스트/애나 위컴/사라 티스데일/다무라 도시코/엘리너 와일리/소피아 파르노크/델미라 아구스티니/힐다 둘리틀/안나 마골린/캐서린 맨스필드/가브리엘라 미스트랄/마리아 파블리코프스카 야스노제프스카/에디트 쇠데르그란/아폰시나 스토르니/마리나 츠베타예바/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비타 색빌웨스트/플로르벨라 에스판카/게르트루트 콜마르/나혜석/김명순/카린 보예/강경애/파르빈 에테사미/엘레나 쉬르만/사이마 하르마야/백국희/조이 데이비드먼/헬렌 마리아 윌리엄스/지나이다 기피우스/에스나 카베리
기본정보
| ISBN | 9791186643259 |
|---|---|
| 쪽수 | 준비중 |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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