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캐시] <그랬다고 적었다> 출간 기념 김애란 작가전
한국문학의 유일무이한 목소리, 김애란 신작 산문집
소설가 김애란이 새 책과 함께 여름 인사를 건넨다. 작가가 이번에 새 이야기를 담아낸 그릇은 소설이 아니라 산문이다. 소설 속 그 혹은 그녀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울려퍼지는 바로 그 장르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오랫동안 사랑해온 작품을 써낸 작가 김애란의 생생한 다면(多面)과 만난다. 그 면면은 생활인이자 창작자, 사회인의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생활인으로서 김애란은 제주의 너른 쉼터를 뛰어다니는 강아지를 바라보며 대도시에서와 다른 초록의 풍경을 눈에 담기도 하고, 오랜 시간 오해했던 누군가의 면모를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
이번 산문집은 김애란이 그저 좋은 소설가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동시대인 곁에서 ‘우리의 오늘’을 써내려가며 함께 호흡하는 유일무이한 목소리를 지닌 작가임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사람을 사람답게, 언어를 언어답게, 삶을 삶답게
가장 인간적인 기술로 써내려간 소소하고 놀라운 우리의 오늘
다만 그동안 내가 진부한 주제라 여긴 어떤 종류의 이야기가 왜 그토록 인류에게 오랜 시간 반복돼왔는지는 조금 알 것 같다. 살면서 우리는 누구나 사방의 모든 불이 갑자기 꺼진 듯한 상황을 맞으니까. 그러다 가끔은 저마다 영혼에 저축된 빛으로, 과거 자신이 받은 줄도 몰랐던 유산으로 눈앞을 밝히기도 하니까.
-「산문적인 세계에서」, 54~55쪽
작가 또한 여느 창작자처럼 ‘창작자 자아’와 ‘생활인 자아’가 있고, 대체로 두 가지를 적절히 섞어 살아가지만, 글을 쓸 때 이따금 나는 예술과도 상관없고 생활과도 상관없는 진실한 상태, 순수한 상태로 고양된다. 나를 위대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아도 맑게 만들어주는 고양감, 주체가 된 느낌과 마주한다. 그리고 어쩌면 바로 그 순간 때문에 많은 창작자들이 시간 대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작업에 그토록 몰두하는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은 자란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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