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전쟁으로 다시 읽는 한중일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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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진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구교육대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대학원 지리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리교육학, 문화역사지리학이 세부 전공이다. 미국지리교육협회가 발간하는 지리교육학 분야의 국제저명 학술지 《Journal of Geography》(SSCI 등재)의 편집위원이며, EBS e클래스 〈이동민의 지리로 보는 자본주의 경제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리학의 관점에서 지구사, 문명사, 전쟁사를 융합적으로 재해석하는 연구와 저술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지리로 다시 읽는 자본주의 세계사》 《기후 불평등》 《발밑의 세계사》(2023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드디어 만나는 지리학 수업》(2025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초한전쟁》(2022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지리의 모든 것》(2016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사카모토 료마와 메이지 유신》(공역) 《세계화와 로컬리티의 경제와 사회》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이 책은 오늘날 한중일 그리고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한 지정학적 성찰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중일 스케일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 모습에 이르렀는지를 살피는 일은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 한중일이 ‘가깝고도 먼 이웃’임은 주지의 사실이며, 신냉전 체제 도래로 그 복잡하면서도 역동적인 관계는 더한층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복합적인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일이다. 그 위에서 소모적 대립과 극단적 갈등을 넘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질서를 모색할 때다. 모쪼록 이 책이 한중일이라는 영역과 스케일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독자 여러분께 의미 있는 성찰과 균형 잡힌 안목을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 저자의 말
목차
- 머리말 / 한중일 세계사를 ‘임진왜란’으로 시작하는 이유
들어가며 / 한국, 중국, 일본은 언제부터 한중일이라는 영역으로 묶였을까?
1. 동아시아 ‘천하’의 파열음, 임진왜란 이후
1장 세계 해양무역 네트워크, 한중일을 삼키다
에스파냐발 은과 무역선이 가져온 거대한 전환
종주국 명나라-우방국 조선-변방 일본, 흔들리는 삼각 구도
임진왜란의 소용돌이가 ‘천하’를 뒤집기까지
2장 17세기 기후변화가 그려낸 동아시아 대륙의 경계
소빙기, 중국 영토의 대혼란을 초래하다
청나라의 탄생, 안정과 팽창의 이중주
병자호란, 조선의 소중화 사상을 키우다
경신대기근, 위기에 다진 한반도 고유의 영역
3장 쇄국과 개항 사이, 교류가 있었다
천자국, 선택적 개방으로 선구적 세계화를 이끌다
선택적 고립? 한반도 입지의 한계 속에서
에도막부의 근대화를 앞당긴 선택적 줄타기
2.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제국의 각축장이 되다
4장 무역 불균형이 초래한 비열한 참극, 아편전쟁
천자국은 어쩌다 서양 오랑캐에 완패하였나?
《해국도지》, 지리서 100권이 열어젖힌 세계관 대전환
5장 지리적 입지가 갈라놓은 19세기 한중일 근대화의 다중스케일
‘잠자는 사자’에서 ‘동아시아의 환자’로 전락한 대륙
극동의 매력 적은 땅에서 성취한 섬나라의 근대화와 산업화
요충지에서 버텼으나 막지 못한 한반도의 불평등조약
6장 동북아시아 지각변동을 가져온 전쟁의 물결
청일전쟁, 청군과 일본군은 왜 한반도에서 격돌했을까?
러일전쟁, 세력 균형을 무너뜨린 내륙과 해양의 치열한 접전
3. ‘내전’에서 ‘세계대전’까지, 분열과 팽창의 악순환
7장 광대한 대륙의 분열, 끝없는 내전의 비극
미완의 신해혁명, 아시아 최초 민주공화국의 분열로
중원의 분열을 틈타 팽창하는 섬나라의 야욕
한국 항일운동 세력은 왜 소련 및 중국과도 손잡았을까?
8장 동아시아를 넘어 태평양까지 폭주하는 전쟁의 광기
중일전쟁, 망가진 군부 독재의 브레이크
태평양전쟁, 전 세계 다양한 지리적 스케일의 대폭발
반파시즘으로 연결된 저항운동의 공간들
9장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대력, 국공내전과 한국전쟁
마오주의, 도시를 포위한 농촌의 대승리
한반도에서 일어난 냉전의 대리전
4. ‘탈쟁전’과 ‘신냉전’으로 막오른 경제 전쟁
10장 한중일은 어떻게 탈냉전 경제 공동체가 되었나?
막강한 인구 대국, 세계의 공장이 되다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대립을 넘어 공생을 택한 이유
영토ㆍ자원ㆍ역사 분쟁, 고립된 영역에서 벌어지는 각개전투
11장 신냉전으로 다시 불거지는 갈등, 세 나라의 미래는?
신자유주의 위기 속 본격화한 한중일 경제 전쟁
신냉전의 도래로 재편되는 동아시아 지정학 질서
미주
이미지 출처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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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익숙하게 여겨온 한중일 분쟁의 역사를 지리적 관점에서 새롭게 읽게 한다. 전쟁과 외교의 굵직한 사건에만 머물지 않고, 기후 변화와 지리적 조건이 세계질서의 변화와 맞물리며 세 나라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임진왜란 이후 소빙기가 각국에 미친 영향, 입지에 따른 근대화의 상이한 출발, 냉전과 신냉전을 거쳐 오늘날 경제 갈등에 이르기까지, 한중일 관계의 구조적 변동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한중일이 지나온 역사를 새롭게 이해하고, 오늘날 갈등과 협력 구조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에게 적극 추천한다.
책 속으로
주요 내용
임진왜란은 흔히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헛된 야망이 불러온 참극으로 여겨지지만, 보다 심층적 원인은 단순히 개인의 야망을 넘어서 에스파냐발 은의 유입에 따른 동아시아 지정학적 질서의 변동과 균열에 있었다. 전쟁의 결과 또한 단순히 전쟁이나 전란의 끝 또는 옛 질서로의 회귀 정도에 머무르지 않았다. 전근대 동아시아 ‘천하’를 뒤흔든 전쟁이 끝나면서, 명나라의 천하는 새로운 지정학적ㆍ문화지리적 영역으로 변모할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다.
- 세계 해상무역 네트워크 한중일을 삼키다
임진왜란 시기부터 동아시아를 강타하기 시작한 기후변화는 앞서 다룬 천하라는 지정학적 질서의 붕괴를 가속했다. 전화에 시달렸던 조선과 명나라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시기 평균기온이 1도가량 떨어지는 소빙기에 접어들었고, 이러한 기후변화는 농업 생산성을 큰 폭으로 떨어뜨리며 사람들의 면역력까지 약화한 결과 전염병 유행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 17세기 기후변화가 그려낸 동아시아 대륙의 경계
영국으로서는 대청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일이 시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내놓은 묘책은 아편의 대청 밀수출이었다. 마침 영국은 아편의 주요 산지인 인도를 식민지화한 터였고, 인도에서 생산한 아편을 청나라에 밀수출하여 아편 중독자가 급증하면 그 대가로 은이 지불되어 사치품 수입으로 빠져나간 은을 상당 부분 회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 무역 불균형이 초래한 비열한 참극, 아편전쟁
러시아와 일본의 전쟁은 얼핏 보기에는 거인과 난쟁이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지리적 스케일을 동아시아로 좁히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부적 모순이 심화하여 위기에 직면한 러시아는 유럽에 주둔한 병력을 동아시아 방면으로 대거 차출할 여력이 없었다. … 한편 태평양 방면에서는 그레이트 게임의 또 다른 축인 영국과 에스파냐로부터 필리핀을 빼앗으며 세력을 확장하던 미국이 일본을 지원했다. 일본은 영국에게 러시아를 견제할 핵심 파트너였고, 미국에게는 필리핀 영유권을 인정해 줄 말 잘 듣는 우방으로서 가치가 컸다.
- 동북아시아 지각변동을 가져온 전쟁의 물결
20세기 전반 한중일에서 다양한 스케일을 넘나들며 전개된 반제국주의ㆍ반파시즘 저항의 실천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일은 독립운동사뿐 아니라 오늘날 한중일과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그 구성원이 이념과 국가 스케일의 경계를 넘어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협력했는지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극단적 흑백논리에 기초한 이념 갈등과 비합리적 혐오를 극복하고 현실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 광대한 대륙의 분열, 끝없는 내전의 비극
일본은 군벌 시대의 여파로 분열하고 약체화한 중국군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는 데는 성공했지만, 광대한 중국 영토와 국민정부 그리고 중국인의 결사적 저항을 간과한 채 조기 승리를 이루지 못하고 장기전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 한편 중일전쟁은 글로벌, 일본과 아시아 태평양, 중국이라는 다중스케일에서 새로운 국면을 불러왔다. 일본은 글로벌 스케일에서 지리적으로 고립되기 시작했고, 이는 전쟁 장기화로 누적된 피로감과 맞물리며 일본 스케일에서 ‘대동아공영권’이라는 프로파간다가 확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 동아시아를 넘어 태평양까지 폭주하는 전쟁의 광기
제2차 국공내전의 결과 중국 본토가 완전히 공산화되면서, 한중일 스케일 역시 냉전의 지정학적 질서에 완전히 포섭되었다. 미국은 장제스 등 지도부를 신뢰하진 못했지만 동아시아에서 세력을 유지 확대하는 데 필수적인 지정학적 영역이었던 중국 본토에의 영향력을 상실했다. 반면 소련은 큰 기대도 하지 않았던 중국공산당의 승리가 기적처럼 이루어지면서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크게 키울 계기를 마련했다.
-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대결, 국공내전과 한국전쟁
냉전 시기 한중일은 ‘대한민국ㆍ일본 대 중국ㆍ북한’이라는 구도로 분단된 측면이 다분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대립 구조 속에서 한국과 일본 두 나라와 중국 간 교류를 사실상 단절되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냉전 질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한국과 일본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중국은 자본주의 경제질서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한다. 이와 함께 한중일 스케일은 또다시 자본주의 세계와 긴밀히 연결되는 새로운 지리적 스케일로 변화해 간다.
- 한중일은 어떻게 탈냉전 경제 공동체가 되었나?
신자유주의 경제의 말기적 증상이 계속 드러나는 가운데, 이해관계와 경쟁이 복잡하게 얽힌 한중일 스케일에서 극단주의와 혐오는 세 나라의 협력과 안정까지 흔들고 있다. 여기에 불황과 사회적 불안이 겹치면서 혐오와 극단주의를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세력이 힘을 얻으며, 한중일의 대립과 긴장은 여러 층위에서 확대되고 있다.
- 신냉전으로 다시 불거지는 갈등, 세 나라의 미래는?
출판사 서평
- 제0차 세계대전이 사실은 한반도에서 시작되었다고?
지리적 다중스케일로 새로이 분석하는
임진왜란 이후 한중일 분쟁의 역사
근대 지리학의 선구자인 독일 지리학자 페르디난트 폰 리히트호펜은 청일전쟁 중인 1894년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당대 한중일의 영역성과 군사지리적 연결성을 탐색한 새롭고도 독보적인 시도였다. 《지도와 전쟁으로 다시 읽는 한중일 세계사》는 이처럼 지리적, 경제적, 군사적 맥락을 통합하는 근대 지리학의 접근법으로 16세기 ‘임진왜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서두를 연다.
우리가 해묵은 반일 민족 감정이나 국난 극복의 서사로 기억하는 임진왜란은 그저 동아시아에 국한한 영토 침략전쟁이 아니었다. 배경은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아메리카대륙) 발견까지 확장된다. 당시 아메리카대륙에서 나온 막대한 양의 품질 좋은 ‘은’이 단숨에 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하면서, 식민 모국 에스파냐는 아시아-아메리카-유럽을 연결하는 세계 최초 해상 무역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동아시아 ‘천하’를 이루던 ‘종주국 명나라-우방국 조선-변방 일본’이 16세기 들어 이 네트워크에 포섭되면서, 그 삼각 구도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변방의 섬나라에서 거대한 은 산지로 급부상한 일본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통일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분출할 출구가 필요했고, 그 결과가 임진왜란 발발이었다.
이렇듯 임진왜란을 에스파냐발 은의 유입에 따른 동아시아 지정학 질서의 변동과 균열로 설명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국제 정세의 맥락에서 한중일을 제대로 바라보는 출발점에 설 수 있다. 나아가 오늘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란-미국 전쟁 이면에 작동하는 자원 경쟁 네트워크 또한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굵직굵직한 동북아 분쟁의 역사를 서로 다른 지리적 스케일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다중스케일적 접근으로 다시 톺아보는 이유다.
- 한중일은 왜 늘 강대국 패권 경쟁의 한가운데 있을까?
반복된 갈등과 충돌의 원인은
민족 감정이 아닌 ‘지도’ 위에 있다
임진왜란 이후 한중일은 대륙의 경계를 다시 그리며 격변을 거친다. ‘천하’의 종주국이던 명나라는 17세기 기후변화로 인한 대혼란 속에서 쇠락하지만, 오히려 이때 소빙기 덕분에 강대해진 북방 건주여진의 청나라로 교체되면서 영토는 2배에 이를 만큼 넓어져 오늘날 거대한 중국 영토의 기초를 마련한다. 조선은 《직방외기》(세계 오대주를 다룬 지도첩) 같은 세계 지리서들이 유입되면서, 중국 중심 세계관에서 벗어나 조선중화 사상을 키우고 독자적 영역성을 다져 나간다. 일본은 선교는 금하면서도 교역은 허용하여 서구 문물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이는데, 그 상징적 공간이 나가사키만의 인공섬 데지마였다. 외부에서 필요한 요소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며 위협 요소는 차단한 이 지리적 완충 공간의 성공은 이후 일본의 선구적 근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명분과 실리 사이 외교 전략이 절실한 오늘날에도 시사점을 준다.
책에는 이처럼 입지와 기후, 교류와 충돌, 권력의 흥망과 경제적 역학관계 등 한중일 각국의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층위의 상호작용이 500년에 걸친 주요 분쟁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 시기 한중일은 동아시아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접점이자 강대국 경쟁이 집중되는 국제경제 허브로 자리매김하면서, 특히 19세기부터 20세기는 전쟁의 포화가 끊이지 않았다. 제국 간 무역 불균형이 초래한 비극이었던 아편전쟁, 근대화 격차가 폭발한 청일전쟁, 제0차 세계대전이라고도 불리는 러일전쟁, 군부의 폭주와 팽창이 불러온 중일전쟁, 군벌의 분열과 이념 갈등과 권력투쟁이 뒤엉킨 국공내전, 결국 전쟁의 스케일을 세계로 확대하고 만 태평양전쟁, 냉전의 대리전이었던 한국전쟁 등등 … 이 동시다발적이면서도 연쇄적인 충돌이 어떤 연결고리로 이어지는지를 구조적으로 들여다보며, 독자들은 이미 안다고 믿던 역사적 사건들을 다층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제국주의 열강의 침탈 과정을 한눈에 보여주는 청나라 조약항 개항 순서,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제2태평양함대의 이동 경로, 1920년대 중국 분열의 주축이던 군벌 분포도 등등 당대 시대상을 담은 지도들이 곁들여져 더욱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 한반도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지리적 키워드로 국제 분쟁과
경제 전쟁의 밑그림을 추적하라
냉전과 탈냉전 그리고 신냉전 시대를 거치며 21세기 한중일의 포화는 잦아든 듯 보인다. 하지만 형태만 바뀌었을 뿐 전쟁의 긴장은 반복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경제 전쟁의 시대라 할 만하다. 탈냉전 이후 한중일은 경제적으로 긴밀한 공동체를 형성했지만, 동시에 기술 경쟁과 자원 공급망 갈등 그리고 역사와 영토 분쟁으로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 특히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던 ‘미국’과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난 ‘중국’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두 나라의 패권 다툼 사이에서 ‘일본’과 ‘한국’이 전략적 요충지로서 다시 복합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여기에 ‘북한’과 ‘타이완’이라는 변수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패권 경쟁의 결과를 결정지을 핵심 지역으로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터다. 타이완해협, 독도, 센카쿠열도 등의 국지적 분쟁이 세계적 충돌로 확산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과거 아편전쟁에서 영국 매카트니 사절단이 청나라에 자유무역을 요구한 까닭이 무엇이었나? 비단, 차, 도자기 등 서구에 필요한 자원과 재화가 중국에 매우 풍부했는데, 해금정책의 벽이 너무 높았던 탓이 적지 않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왜 미국의 진주만을 기습하는 패착을 범했나? 일본이 중국에 이어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를 침공하며 확전을 거듭하자, 미국ㆍ영국ㆍ중국ㆍ네덜란드가 ABCD 포위망으로 석유 금수 조치를 단행하여 고립시켰기 때문이다.
오늘날 트럼프가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제외하려는 시도를 계속 강행할 경우 전쟁의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는 맥락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런 가운데 팽창주의 행보를 강화해 나가는 중국, 장기불황 속에서 우경화가 심해지는 일본, 거세어지는 경쟁체제에서 생존을 도모하는 한국, 세 나라의 갈등과 긴장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제3차 세계대전의 화약고가 정말 한중일이 될까? 평화를 바라는 독자들에게 저자의 마무리 글이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중일 스케일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 모습에 이르렀는지를 살피는 일은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 한중일이 ‘가깝고도 먼 이웃’임은 주지의 사실이며, 신냉전 체제 도래로 그 복잡하면서도 역동적인 관계는 더한층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복합적인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일이다. 그 위에서 소모적 대립과 극단적 갈등을 넘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질서를 모색할 때다. 모쪼록 이 책이 한중일이라는 영역과 스케일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독자 여러분께 의미 있는 성찰과 균형 잡힌 안목을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기본정보
| ISBN | 9791124226087 |
|---|---|
| 쪽수 | 280쪽 |
| 크기 |
144 * 210
* 22
mm
/ 482 g
|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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