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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학 오몰입 과타쿠의 한국소설 입덕 가이드

문학을 파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한국소설 첫걸음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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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초급 한국어』 문지혁 강력 추천 “이 책이 한국소설을 만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K-소설을 만나는 기분 좋은 첫걸음 나만의 ‘최애 소설’을 찾아가는 두근두근 K-문학 항해기
이 책은 한국소설의 최신 경향을 정리하고 독자들의 ‘최애 작품’으로 꼽히는 추천 도서 42권을 소개하는 가이드북이다. 한국문학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한국소설이 지닌 다채로운 매력과 오늘날 한국소설이 이룩한 문학적 성취를 설명하는 인문 교양서로, 소설가 정세랑과 문지혁은 한국문학을 향한 저자의 열렬한 애정에 압도적인 찬사를 보냈다. 문학이 어려운 독자들에겐 한국소설을 즐겁게 읽는 방법과 추천 도서 목록을 알려주고,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겐 앞서 읽은 사람들의 생생한 후기와 색다른 관점을 공유한다. 한국문학을 향한 저자의 무한한 사랑이 담긴 가슴 설레는 K-소설 비평서로 알려지기를 바란다.

작가정보

저자(글) 문화라

문학은 혼자 읽을 때보다 함께 읽을 때 더 깊어지고 즐거워진다고 믿고 있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현대소설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오랜 시간 글쓰기와 독서 수업을 진행했다. “책은 독자들 사이에서 나눌 때 더욱 빛난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독서모임이 어느덧 14년을 넘었고, 현재는 한국문학 읽기를 비롯해 10여 개의 독서모임을 이끌고 있다.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많은 분이 문학 읽기를 어려워하고, 특히 한국문학에 대해 막연한 거리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소설 읽기의 즐거움과 한국문학의 매력을 전할 수 있을지 꾸준히 고민해오고 있으며 그 생각을 글로 담아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다시, 문학이 필요한 시간』(카카오페이지 제1회 실용도서 공모전 수상작)과 『질문의 힘을 키우는 초등 그림책 인문학』 등이 있다.

목차

  • 추천의 글 … 4
    머리말 | 한국문학, 세계의 문을 열다 … 7


    1장 한국문학에 대한 네 가지 오해
    한국문학은 무겁고 우울하다? … 23
    한국문학은 읽어도 남는 게 없다? … 26
    한국문학의 이야기는 다 비슷비슷하다? … 30
    한국문학은 호불호가 심하다? … 32

    2장 요즘 한국문학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무겁지만 유쾌하게, 어둡지만 따뜻하게 … 37
    익숙한 이야기, 달라진 감성 … 41
    소설에서 무대로, 확장되는 한국문학 … 44
    SNS를 통한 재조명과 역주행하는 작품 … 48

    3장 K-문학을 세계로 이끈 힘
    번역 지원과 해외 출판의 확대 … 53
    K-컬처 열풍과 함께 성장한 한국문학 … 56
    해외 문학상의 수상과 힐링소설의 인기 … 59
    영어권을 넘어 확장되는 세계 독서 트렌드 … 63


    4장 세계가 인정한 K-문학 - 강렬한 서사로 세계가 주목한 도서 10권
    한강 『채식주의자』 - 2016년 국제 맨부커상 수상 | 사회적 규범과 충돌하며 겪는 개인의 고통 … 71
    이민진 『파친코』 - 2017년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BBC 선정 올해의책 | 세대를 건너 이어진 이민자 가족의 삶 … 76
    편혜영 『홀』 - 2018년 셜리 잭슨상 수상 | 시선의 전복이 만들어내는 서늘한 공포 … 81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 2020년 독일 추리문학상 국제 부문 수상 |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밀한 심리 추리극 … 86
    손원평 『아몬드』 - 2020년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수상 | 감정을 배우는 소년의 성장 이야기 … 90
    윤고은 『밤의 여행자들』 - 2021년 영국 대거상 번역추리소설 부문 수상 | 관광 상품으로 기획된 재난의 풍경 … 94
    정보라 『저주토끼』 - 2022년 국제 부커상 부문 &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 최종후보 | 기댈 곳 없는 분노 가 만들어낸 저주 … 98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23년 중국 성운상 수상 | 감성과 상상력이 만나는 한국형 SF의 확장 … 102
    김주혜 『작은 땅의 야수들』 - 2024년 러시아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 | 식민지 조선의 격동기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 107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 2026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면하려는 의지 … 111


    5장 이제 막 한국문학을 읽기 시작한 당신에게 - 입문자를 위한 추천 도서 12권
    한국문학을 처음 읽는 당신에게 드리는 열 가지 조언 … 117
    유은실 『순례 주택』 - 진짜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 … 126
    이금이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사진 한 장을 품고 하와이로 떠난 세 여성의 이야기 … 130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 선의를 통한 관계와 소통 … 134
    천선란 『천 개의 파랑』 - 로봇과 인간이 함께 그려내는 희망의 서사 … 138
    조해진 『단순한 진심』 - 타인을 향한 조건 없는 환대 … 142
    정해연 『홍학의 자리』 - 충격적 반전과 극도의 몰입감 … 145
    문미순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 돌봄의 사각지대에서 버텨내는 이들의 연대 … 148
    양귀자 『모순』 - 살아가면서 탐구하게 되는 인생의 아이러니 … 151
    이기호 『눈감지 마라』 - 지방 청춘들의 삶에 눈감지 않기를 … 155
    이꽃님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 시간을 건너 서로에게 가닿는 마음 … 158
    백수린 『눈부신 안부』 - 상실의 시간을 건너 도착한 안부 인사 … 163
    정세랑 『시선으로부터,』 - 유쾌하게 풀어낸 가족, 여성, 기억에 대한 이야기 … 166


    6장 조금 더 깊이 읽고 싶은 당신에게 - 깊은 이야기를 담은 추천 도서 10권
    한국문학을 조금 더 깊이 읽는 방법 … 171
    천명관 『고래』 - 압도적인 이야기의 힘으로 펼쳐지는 인간 욕망의 서사 … 176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 분단의 상처와 가족사를 유머와 눈물로 엮다 … 180
    권여선 『안녕 주정뱅이』 - 삶에 닥친 불행과 그 시간을 버텨내는 사람들 … 184
    구병모 『파과』 - 전무후무한 60대 여성 킬러 캐릭터의 등장 … 188
    김애란 『바깥은 여름』 - 절제된 문장으로 그려낸 상실의 이야기 … 192
    김연수 『이토록 평범한 미래』 - 희망을 끝내 포기하지 않는 이들에게 다가올 미래 … 198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 직장생활의 고단함을 유쾌하게 풀어낸 공감의 서사 … 202
    성해나 『혼모노』 - ‘진짜란 무엇인가’를 묻는 가장 뜨거운 이야기 … 206
    김기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 다양한 삶이 교차하는 지금 우리의 이야기 … 211
    예소연 『사랑과 결함』 - 결함과 사랑, 이해와 관계를 묻다 … 215

    7장 풍성한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당신에게 - 더 넓은 지평으로 안내하는 추천 도서 10권
    단편소설집과 장편소설을 즐기며 읽는 방법 … 221
    최진영 『구의 증명』 - 사랑의 의미를 묻는 독특하고 강렬한 서사 … 226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 퀴어소설로 만나는 사랑과 상실 … 230
    최은영 『밝은 밤』 - 백 년의 시간을 건너 이어지는 여성들의 이야기 … 234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 하찮은 삶이 그럼에도 소중한 이유 … 238
    김금희 『경애의 마음』 - 마음이 맞닿을 때 상처는 치유된다 … 241
    김혜진 『딸에 대하여』 - 다름을 받아들이는 일에 대하여 … 245
    정유정 『종의 기원』 - 사이코패스 살인자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인간 내면의 악 … 249
    조예은 『칵테일, 러브, 좀비』 - 기묘하고 강렬한 설정이 빚어내는 장르적 재미 … 253
    문지혁 『초급 한국어』 -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소설의 매력 … 258
    정대건 『급류』 - 사랑에서 인생으로, 급류가 던지는 깊은 은유 … 262

    맺음말 | 한국문학, 우리의 오늘을 비추고 내일을 여는 힘 … 265
    본문에서 소개된 작품 … 268

추천사

  • 이 책은 한국문학을 향한 놀라울 만큼 깊은 사랑과 다시없을 정밀한 관심으로 쓰였다. 지도와 표지판처럼 든든한 이 책을 통해 멀리, 힘차게 탐험할 사람들의 환한 표정이 눈앞에 생생히 그려진다.

  • 2024년 10월 10일 목요일 저녁, 나는 강남의 어느 강의실에서 최 고경영자들을 앞에 두고 카프카의 『변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카프카적이라는 건 말이죠….” 설명을 늘어놓는 동안에도 높으신 분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졸거나 핸드폰을 들여다보기만 했다. 이것이야말로 문화적 아이러니를 현실에서 경험하는 순간이구나. 씁쓸한 마음으로 강의를 이어가고 있는데 핸드폰을 보고 있던 중년 남성이 갑자기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대한민국의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우리는 한국문학을 온당하게 평가하는 데 오랫동안 서툴렀다. 그것은 때론 자기 객관화의 실패이기도 했고(“한국문학이 세계에서 인정 못 받는 건 모두 번역 탓이에요. ‘누르스름하다’를 어떻게 옮긴답니까?”) 지나친 자 기 비하의 결과이기도 했다(“한국문학은 하나같이 뻔하고 찌질해서 도저히 못 봐주겠어요. 그놈의 누런 장판 감성.”). 여기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에 막연하게 관심을 지니게 된 독자의 난감함도 더해 졌다(“도대체 무엇을 먼저, 어떻게 읽어야 하지?”).
    문화라 작가의 『읽고 싶은 소설이 생겼다』는 한국문학에 관한 가장 친절하고 다정한 입문서다. 그는 독자들의 독서 경험과 관심사에 맞추어 총 42편의 한국문학을 소개하는데, 이 리스트만 훑어보아도 앞으로의 독서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게다가 작품마다 작가가 더해주는 이야기는 단순한 기계적 소개에 그치지 않고 세심한 비평의 역할까지 해낸다. 무엇보다, 이 책은 한국문학을 향한 관심과 애정으로 충만하다. 문학은 경쟁이 아니라 경험이며, 승리가 아니라 공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의 추천에 어찌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당신은 분명 읽고 싶은 ‘한국문학’이 생길 것이다.

책 속으로

예를 들어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부모의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얼마나 주관적인지 그리고 세대와 이념의 간극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김애란의 『바깥은 여름』은 사회적 참사를 겪은 이의 슬픔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독자를 멈춰 서게 합니다. 이기호의 『눈감지 마라』는 학자금 대출금을 떠안은 상태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 세대의 모습을 통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이 작품들은 독자에게 개인과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 1장 「한국문학에 대한 네 가지 오해」 28쪽


요즘 한국문학이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살펴보았을 때, 작품에서 다루는 주제가 완전히 새로워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랑과 가족, 친구 관계, 직장 생활, 세대 갈등처럼 오래전부터 다루어 온 보편적인 이야기가 여전히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표현하는 감성이 이전과 달라졌습니다. 젊은 세대의 감각과 언어, 변화한 사회 분위기 그리고 기존의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인식이 작품 속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 2장 「요즘 한국문학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41쪽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이주민 서사, 경계인의 이야기, 탈식민주의 문학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한국문학의 확장과 맞물려 있습니다. 한국문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배경에는 국제 문학상의 변화, 출판 시장의 글로벌화, 독자들의 다문화적 독서 성향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된 흐름이 있었습니다. (중략) 이는 한국문학이 단순히 한류의 부수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독립적인 문학적 가치와 매력을 인정받으며 국제 문학 시장에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3장 「K-문학을 세계로 이끈 힘」 65쪽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는 재난을 뉴스로 소비하고 짧은 영상으로 반복 재생해서 시청하며 때로는 그 현장을 직접 보러 떠나기도 합니다. 『밤의 여행자들』은 바로 이런 세태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추리소설의 틀을 빌리면서도 범죄의 중심에 ‘살인’ 대신 ‘기후 재난’과 ‘자본의 논리’를 배치합니다. 그래서 이 소설의 긴장감은 익숙해진 세계의 구조가 얼마나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깨닫는 데서 발생합니다.
- 4장 「세계가 인정한 K-문학」 94쪽


『작별하지 않는다』는 학살의 상처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국가 폭력에 의해 사라진 존재들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이어가는 일이 우리의 책임이라는 점을 환기합니다. 서로를 통해 기억을 이어가는 여성들의 서사는 망각에 저항하는 가장 강한 방식으로 제시됩니다. 한강의 문장은 몽환적이면서도 단단한 힘을 지니고 있으며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무엇을 끝까지 기억해야 하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 4장 「세계가 인정한 K-문학」 114쪽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 더욱 빛나는 지점은 세 여성의 연대입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서 버들, 홍주, 송화는 함께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절망하고 주저앉을 때마다 서로의 손을 붙잡으며 다시 일어서는 과정은 이들이 서로의 삶을 함께 버텨낸 존재들이었음을 보여줍니다.
- 5장 「이제 막 한국문학을 읽기 시작한 당신에게」 131쪽


‘좋은’ 소설의 기준은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세계로 시야를 넓혀주는 작품을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주변의 익숙한 풍경에서 벗어나 그동안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타인의 삶을 오래 들여다보게 만드는 소설 말입니다. (중략) 『단순한 진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해외로 입양된 이들의 삶, 그들이 안고 살아가야했던 질문과 상처, 그럼에도 이어지는 관계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만든 소설입니다. 읽는 동안 저는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습니다. ‘조건 없는 환대’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깊이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5장 「이제 막 한국문학을 읽기 시작한 당신에게」 142쪽


소설 한 권을 덮고 나면 작가의 산문이나 인터뷰 혹은 해당 작품에 대한 평론을 읽어 여운을 이어가보세요.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는지, 어떤 주제를 천착해왔는지 듣다 보면 처음 읽을 때 미처 놓친 의미나 맥락이 새롭게 보일 수 있습니다. 독서가 단절된 감상이 아니라 대화로 이어지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작가 인터뷰를 읽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데요. 작가가 “이 작품은 어떤 마음으로 쓴 것이고, 왜 이런 인물 구성을 했는지” 등을 솔직하게 들려주는 말을 읽다 보면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딱 채우는 듯한 쾌감을 느낍니다. 간혹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무엇을 말하려 한 걸까?” 하고 갸우뚱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인터뷰가 훌륭한 안내서로 쓰이기도 합니다.
- 6장 「조금 더 깊이 읽고 싶은 당신에게」 175쪽


소설을 읽으며 울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비교적 이성적인 편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이상하게도 김애란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면 자주 눈물이 납니다. 그렇다고 해서 김애란 작가의 소설들이 슬픔을 강요하거나 감정을 과잉으로 밀어붙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2025년 북토크에서 만난 김애란 작가는 슬픈 이야기를 쓸 때일수록 감정에 깊이 빠지기보다는 한 걸음 물러나 상황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하더군요. 문장에는 슬픔을 담되 형식은 서늘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그런 절제의 미학이 잘 드러나는 소설을 꼽으라면 『바깥은 여름』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 6장 「조금 더 깊이 읽고 싶은 당신에게」 192쪽


『혼모노』에 실린 작품들은 서로 다른 소재와 공간을 다루고 있지만 ‘진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진짜’를 뜻하는 일본어에서 비롯된 제목 ‘혼모노’가 조롱과 냉소의 뉘앙스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이 소설집의 방향성이 드러납니다. 이 작품은 다수가 믿으면 거짓도 진실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진짜라고 부르고 있는지 고민하게 이끕니다. 우리가 믿는 것, 우리가 사랑하는 것, 우리가 진짜라고 부르는 것들은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집니다.
- 6장 「조금 더 깊이 읽고 싶은 당신에게」 209쪽


단편소설은 짧은 호흡 안에서 한 장면이나 감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형식의 작품입니다. 각각의 작품이 독립된 세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인물과 상황, 분위기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작품마다 다른 결을 따라가야 한다는 점에서 집중의 방식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반면 장편소설은 하나의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며 전개됩니다. 한 번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면 흐름을 유지한 채 읽어나갈 수 있고, 인물과 오랜 시간 함께하며 서사가 축적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의 결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몰입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편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소설 읽기’라고 해도 접근하는 태도, 읽는 속도, 기대 하는 지점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단편은 선택하며 읽는 즐거움 을 누릴 수 있고, 장편에는 쌓여가는 이야기의 힘이 있습니다. 형식이 다른 만큼 독서 방식이 조금 달라져도 괜찮습니다.
- 7장 「풍성한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당신에게」 221~222쪽


마음은 필요 없는 부분만 골라내어 버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 상처 역시 제거 대상이 아니라 함께 지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완전한 회복’이 아니라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소설의 인물들은 상처를 입은 뒤에도 여전히 살아가야하며 다시 길을 찾아 돌아올 수 있는 존재입니다. 상처를 지닌 채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상처를 알아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관계는 다시 시작됩니다. 『경애의 마음』은 바로 관계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완전하지 않아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어도, 그럼에도 다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 7장 「풍성한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당신에게」 244쪽


문학은 늘 같은 자리에 있지만 독자는 매번 다른 상태로 그 앞에 서게 됩니다. 읽는 사람의 나이와 경험, 마음의 여유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급류』는 바로 그런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급류를 재독하면서 우리가 문학에 계속 끌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 7장 「풍성한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당신에게」 262쪽

출판사 서평

한 권으로 따라잡는
요즘 K-소설의 모든 것

K-컬처, 이제는 문학이다. 2024년 10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1020세대가 새로운 독자층으로 부상하고 한동안 문학에서 멀어졌던 5060세대가 소설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교보문고 집계에 따르면 2025년 한국소설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9% 증가했다. 한편 부커상, 셜리 잭슨상, 중국 성운상, 톨스토이 문학상, 전미도서상, 로커스상 등 다양한 문학상에서 한국 작품이 수상하거나 최종 후보로 거론되었다. 국내 독자들이 문학 코너로 몰려들고 해외에서는 K-소설의 작품성에 주목하는 이 커다란 변화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읽고 싶은 소설이 생겼다』가 궁금증을 풀어준다.
이화여대 국문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4년간 10개 이상의 독서모임을 이끈 저자 문화라가 쓴 『읽고 싶은 소설이 생겼다』는 세계적으로 달라진 한국소설의 위상, 한국문학의 확장된 영역과 다양성, 요즘 주목받는 작가와 42편의 작품 등 K-소설의 매력을 즐기는 데 필요한 지식을 일목요연하고 친절하게 소개하는 한국소설 안내서이다. 오랫동안 문학의 즐거움을 잊고 지낸 중장년 독자, 이제 막 한국소설의 파도에 올라탄 젊은 독자에게는 한국소설 전체를 조망하는 내비게이션으로 쓰일 것이다. 이전부터 문학을 사랑하던 독자에게는 각기 다른 시선으로 최애 작가와 작품을 교환하는 다정한 독서모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섬세한 언어와 예리한 시선으로 일상과 문학을 잇는 소설가 문지혁은 “이 책을 읽은 독자는 반드시 읽고 싶은 한국소설이 생길 것이다.”라고 장담하였다. ‘이름이 곧 장르’인 소설가 정세랑은 이 책에 대해 “한국문학을 향한 놀라울 만큼 깊은 사랑과 다시없을 정밀한 관심으로 쓰였다. 지도와 표지판처럼 든든한 이 책을 통해 멀리, 힘차게 탐험할 사람들의 환한 표정이 눈앞에 생생히 그려진다.”라고 극찬을 보냈다.


왜 세계는 K-문학에 주목하는가?
한국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의 변화

우리 문학의 세계적 유행을 보고 어리둥절한 한국 독자가 적지 않다. 한국소설은 외국어로 번역하기 까다로워 해외에서 인정받기 어렵다는 통념이 꽤 공고했던 탓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이런 통념은 오해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채식주의자』의 국제 맨부커상 수상을 시작으로 한국 작품이 해외 문학상에서 수차례 호명되었고, 외국어로 번역되는 한국 작품의 수도 늘어났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해외 출판사가 한국문학의 번역 지원을 요청한 건수가 2014년에는 13건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는 281건으로 증가했다.
2000년대 이후 비영어권 문학을 향한 전 세계 독자들의 관심이 늘어났고, 그 여파로 해외 문학상 심사단은 시상 범위를 꾸준히 확대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여러 기관과 재단이 문학 작품의 번역·출판을 지원하면서 성과를 축적했다. 국제 맨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을 수상한 황석영 작가의 『해질 무렵』은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해외에 소개되어 문학상까지 받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 음악, 드라마 등 K-컬처의 인지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한국문학을 향한 해외 독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자연히 한국 작품이 해외 문학상에서 거론되는 횟수가 늘어나고 한국소설의 해외 판매량 역시 증가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발표에 따르면 번역원 지원을 받아 해외 출판된 한국문학 도서의 2024년 총 판매량은 약 120만 부로, 전년 판매량(약 52만 부) 대비 130% 이상 폭증했다.
저자는 한국문학의 질적 성장과 역동적인 변화도 국내외 독자를 사로잡은 원동력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흔히 한국문학은 어둡고 내용도 다 비슷하다고 오해하지만 저자는 2010년대 이후 한국문학의 변천 과정을 세심하게 살피며 편견을 바로잡는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K-문학은 “한류의 부수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문학적 가치와 매력을 인정”받아 새로운 독자를 끌어당겼다. 개인의 상처와 내면적 성찰에 집중하던 이전과 달리 사회적 메시지, 실험적인 구성, 젊은 작가의 신선한 감성과 새로운 관점, 장르 문학의 발전 등이 최근 한국소설에 깊게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아직도 한국소설에 대해 진부하다는 편견을 지녔다면 이 책을 통해 K-소설의 신세계를 직면하여 가슴이 두근두근 뛰게 될 것이다.

세월호 참사, 촛불 집회,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굵직한 사건들은 문학이 더는 현실과 거리를 둘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각인시켰습니다. 자기 내면에만 머무르는 이야기는 사회적 비극 앞에서 설득력을 잃었고, 작가들은 사회와 맞닿은 서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문학이라면 진지하고 무거워야 한다’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스릴러, SF, 호러 같은 장르적 상상력이 유입되면서 작품 세계가 훨씬 넓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새로운 형식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학이 현실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중략) 사회적 질문을 던지면서도 이야기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독자층 역시 점차 넓어졌습니다.
- 1장 「한국문학에 대한 네 가지 오해」 24~25쪽


나만의 최애 소설을 찾아주는
K-문학 전문가의 숙련된 큐레이션

한국문학에 관심이 생겼으나 어떤 작품부터 읽어야 할지 몰라서 막막한 독자,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을 작품을 찾는 독자를 위한 한국소설 가이드북인 이 책은 취지에 걸맞게 큐레이션 기능이 압도적으로 탁월하다. 저자는 독자들의 취향과 독서 숙련도를 고려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부터 차례대로 추천 도서 42권을 배치했다. 한 작품을 소개할 때마다 줄거리는 간소하게 요약하되 저자 본인의 경험, 독서모임 회원들과 나눈 대화를 첨가해 작품별 매력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또한 ‘이런 취향을 지닌 독자가 읽으면 훨씬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이런 취향을 지닌 독자에게 추천한다.’ 등 저자의 깨알 같은 조언은 자신만의 명작을 찾으려는 독자의 수고를 덜어준다.
『읽고 싶은 소설이 생겼다』는 좋은 작품을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자는 정겨운 초대장이다. 한동안 한국소설을 읽지 않다가 다시 읽게 된 계기, 한국소설을 꾸준히 즐겁게 읽는 저자만의 노하우, 독서모임에서 같은 작품을 읽은 뒤 주고받은 여러 이야기 등 애서가라면 살포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는 생생한 독서 경험담이 본문 곳곳에 소담하고 정갈하게 스며들어 있다. 소설은 함께 읽을 때 더욱 즐겁고 유익하다는 저자의 생각처럼 이 책이 K-소설을 여행하려는 독자들에게 행복하고 다정한 안내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핑거푸드 한 입, 음료 한 잔을 마시며 편안한 북토크에 참석하는 기분으로 이 책을 펼쳐 K-소설 여행을 떠나보자.

기본정보

상품정보
ISBN 9791191959475
쪽수 272쪽
크기
137 * 200 mm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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