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추천! 죽음을 이토록 아름답게 쓴 작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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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토머스 브라운 1605년 런던의 부유한 포목상 집안에서 태어나 옥스퍼드에서 공부했고, 당시 유럽 최고의 의학 중심지였던 몽펠리에, 파도바, 라이덴에서 수학하며 1633년에 의사가 되었다. 인생의 대부분을 노리치라는 지방 도시에서 의사로 보냈지만, 그의 정신은 결코 한곳에 머물지 않았다. 낮에는 냉철한 과학자의 눈으로 고래를 해부하고 딱정벌레를 관찰했지만, 밤에는 신비주의자의 마음으로 우주의 조화와 영혼의 불멸을 명상했다. 이처럼 모순되어 보이는 두 시선이 만나 탄생한 것이 바로 브라운 특유의 장엄하고 기이한 문체이다. 첫 책 『의사의 종교』(1643)가 유럽 곳곳에서 읽히며 그의 이름을 알렸고, 온갖 미신과 잘못된 상식을 조목조목 따진 『속설 비판』(1646)에서는 누구보다 앞서 근대적 회의 정신을 보여 주었다. 1658년에는 영국 노퍽에서 나온 유골 항아리 발견을 계기로 쓴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를 발표했다. 브라운은 새로운 낱말을 만드는 데도 남달랐다. 우리가 지금 쓰는 electricity(전기), hallucination(환각), literary(문학의), computer(계산원), medical(의학의), holocaust(번제, 훗날 ‘대학살’로 주로 쓰임) 같은 영단어가 그의 글에서 처음 세상에 나왔다. 1671년에는 노리치를 찾은 국왕 찰스 2세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고, 1682년 자신의 일흔일곱 번째 생일에 눈을 감았다. 평생 죽음을 들여다본 사람이 자기가 태어난 날에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역자 공진호
서울에서 태어나 뉴욕시립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창작을 공부했다.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집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W. G. 제발트 인터뷰집 『기억의 유령』, 조지 오웰의 『1984』 『동물농장』 『버마의 나날』,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하퍼 리의 『파수꾼』, 루시아 벌린의 『청소부 매뉴얼』, 밥 딜런의 『타란툴라』, 월트 휘트먼의 『바다로 돌아가는 사랑』 등 다수의 번역서를 냈다.
목차
- 왜 우리는 토머스 브라운을 읽는가 - 버지니아 울프
나의 소중하고 존경하는 벗, 크로스트윅의 토머스 르그로스에게 - 토머스 브라운
1장 묻을 것인가, 태울 것인가
2장 들판에서 나온 유골 항아리들
3장 썩지 않고 남은 것들
4장 죽음 너머의 희망
5장 삶은 순수한 불꽃
옮긴이의 말
토머스 브라운 연보
인명·지명 목록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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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숨 막히는 아름다움, 숙연함, 해방감의 의미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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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브라운 경, 나는 그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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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경의 글을 사랑하는 이들이야말로 세상의 소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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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경의 문장은 마치 장례 행렬을 보는 듯 장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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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낱말 하나하나에서 무덤 냄새가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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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경은 말하자면 '반쯤 정신이 나간 대천사'다. 그가 없었다면 에머슨이 그렇게까지 신비주의로 흐르지 않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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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경의 문체와 표현은 참으로 위대하고 장엄하다. 내가 가장 아끼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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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장가를 통틀어 가장 풍요롭고, 가장 눈부시며, 다루는 내용마다 사람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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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문학의 보석이다. 마지막 몇 쪽에 브라운 예술의 정수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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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방식으로 읽는 사람이라면 몇 쪽도 넘기기 어려운, 제대로 된 읽기를 요구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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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경은 세밀화가다. 착상을 우아하게 길러내고, 남에게도 착상을 불러일으키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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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숭고한 문장이 이토록 흔들림 없이 길게 이어지는 글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책 속으로
“화장터의 불길이 모두 사그라지고 마지막 고별 의례가 끝나고 나면, 사람들은 땅에 묻은 벗들에게 영원한 이별을 고하곤 했지. 후대가 망자의 재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캐물으리라고는 미처 짐작도 못하고, 또 자기 유골이 얼마나 오래갈지 겪어 본 적도 없으니, 그런 뒷날의 일 따위는 아예 생각조차 않으면서 말일세. 그러나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 _본문에서
“그럼에도 인간은 고귀한 동물이다. 재 속에서도 찬란하며 무덤 속에서도 위풍당당하다. 인간은 태어남과 죽음을 똑같이 눈부신 광채로 기리며, 자신의 본성이 지닌 그 비천한 운명 앞에서도 품격 있는 의례와 용기 있는 의식을 결코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삶은 순수한 불꽃이며, 우리는 우리 내면의 보이지 않는 태양에 의지해 살아간다.”_본문에서
“다가올 재앙을 알지 못하고 지나간 불행을 잊는 것은 대자연이 베푼 자비로운 섭리다. 우리는 이 덕분에 짧고도 고된 삶의 여정을 견뎌낼 수 있다. 해방된 감각이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되돌아가지 않기에, 우리의 슬픔은 반복이라는 날카로운 칼날에 베여 덧나지 않는 것이다. [중략] 루카스는 이렇게 노래했다. 육신을 부패가 녹여 없애든 장작불이 태워 없애든 그게 무슨 상관이랴.”_본문에서
출판사 서평
1650년대 중반, 잉글랜드 노퍽주의 한 들판에서 사오십 개의 고대 유골 항아리들이 무더기로 발견되었다. 이 우연한 사건이 영문학 역사상 가장 장엄한 산문으로 평가받는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Hydriotaphia, Urne-Buriall)』를 탄생시켰다. 이 책은 1658년 출간 직후부터 당대 지식인들을 매료시켰고, 수 세기 동안 수많은 문인의 펜 끝에서 인용되어 왔다. 새뮤얼 존슨부터 버지니아 울프에 이르기까지 그를 찬미하지 않은 작가가 없었으며, 특히 보르헤스는 브라운을 자신의 '또 다른 자아'처럼 여겼고, 제발트는 『토성의 고리』 첫머리를 브라운에 대한 오마주로 채웠다. 세대와 언어를 건너뛰며 이어져 온 문호들의 이와 같은 사랑은 브라운의 저작이 한때의 골동품이 아님을 말해 준다.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는 영문학사에서 자주 예찬되면서도 한국에는 늦게 도착한 고전이다. 토머스 브라운은 ‘산문’ 그 자체를 하나의 예술로 끌어 올린 ‘가장 매혹적인 비밀’로 불려온 작가이다. 그의 문장에는 의사의 냉철한 관찰과 시인의 장엄한 상상, 박물학자의 집요한 호기심과 신앙인의 깊은 사색이 한데 녹아 있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장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천천히 차오르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인류가 시신을 어떻게 태우고 묻어 왔는지 훑고(1장), 노퍽에서 나온 항아리들이 어느 시대 누구의 것인지 추적하고(2장), 유골 항아리와 뼈와 재를 만지작거리며 관찰과 상상 사이를 넘나들고(3장), 모든 장례 의식이 실은 ‘죽음 이후’에 대한 믿음의 표현임을 논증한다.(4장). 이 모든 과학적 조사와 사색이 마지막 5장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필멸성과 영원한 삶에 대한 장엄한 명상으로 날아오르며 절정에 달한다.
유골 항아리에서 나온 뼈와 재, 빗이나 핀 같은 소박한 유물들을 바라보며 브라운이 정말로 관심을 가졌던 것은 유물의 정확한 연대보다 '시간의 무자비함'이었다. 그는 웅장한 기념비를 세웠던 제왕들의 이름은 역사에서 사라진 반면, 이름 없는 자들의 소박한 유골 항아리가 수천 년을 버텨내고 우리에게 전해진 역설에 주목한다. 브라운은 오래 기억되려는 인간의 안간힘을 하나하나 헤아리다가, 그것이 공허한 망상이자 어리석은 기대이며, 잊히는 것이야말로 살아남은 것들의 비결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놀랍게도 이 결론은 이름과 흔적을 강박처럼 남기며 사는 오늘의 우리에게 뜻밖의 해방감을 준다.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짐을 내려놓으면, 먼 앞날에 얽매이던 마음이 풀려나 지금 눈앞에 놓인 삶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브라운의 독자들은 “이 책은 죽음을 이야기하는데도, 다 읽고 나면 이상하게 살고 싶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는 브라운의 긴 문장과 라틴어 말투, 고전에서 끌어온 숱한 인용을 오늘의 우리말로 옮긴 국내 첫 완역작이다. 원문의 무게는 지키되 읽는 맛을 살리고, 낯선 이름과 옛 이야기에는 주석과 찾아보기를 넣어 사백 년 전의 목소리가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 독자에게 다가가고자 힘썼다. 책 제목은 브라운이 토머스 르그로스에게 부친 편지의 한 구절에서 가져왔다. “우리는 왜 그토록 기억되려 하는 걸까?”라는 장강명 작가의 질문이 암시하듯이 내가 몇 번이나 옮겨 묻힐지, 내 재가 어디로 흩어질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오래된 물음이 곧 이 책의 초대장이다.
기본정보
| ISBN | 9791186643266 |
|---|---|
| 쪽수 | 준비중 |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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