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ONLY 『와일드』X 펭귄 포토카드

이벤트 기간: 2025-07-15 ~ 2025-08-31

와일드 WILD 야외생물학자의 동물 생활 탐구

야외생물학자 이원영의 동물을 만나는 법 미생물부터 유인원까지, 자연의 주인공이 있는 그대로의 본성을 드러내는 순간 그것을 볼 수 있는 ‘관찰자의 눈’을 갖기 위해 알아야 할 동물행동학의 기본과 응용 | 이원영 야외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관찰과 기록을 직업으로 삼아 동물행동에 담긴 진화의 시간과 과정을 연구한다. 서울대학교 행동생태 및 진화연구실에서 까치 연구로 박사 과정을 마쳤고, 지금은 극지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동물을 지켜보고 있다. 정원이 있는 집에서 새를 관찰하는 이가 되어 늙어가기를 희망한다. 지은 책으로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물속을 나는 새』『펭귄은 펭귄의 길을 간다』『펭귄의 여름』 등이 있다. 동물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내게 ‘현장’이 되는 것처럼 동물이 자연의 법칭게 따라 살아가는 곳, '야생'은 늘 우리 가까이에 있다!

야생의 동물을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이원영 저자님께 근황과 새로운 책에 대해 물어봤어요.

Q1. 지금은 어디서 어떤 동물을 만나고 계신가요? 저는 지금 뉴칼레도니아에서 곰쥐를 비롯해 물수리, 가면올빼미, 바다뱀, 도마뱀을 매일 만나 고 있습니다. 배를 타고 이지에섬Isie Island이라는 무인도에서 현장조사를 하고 있는데, 곰쥐 를 쫓아다니면서 수면을 측정하는 장비로 잠자는 패턴을 관찰하고 있어요
Q2. 벌써 다섯 번째 단독 저서입니다. 이번 책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나요? 이 책에는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방법과 연구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동안은 주로 동물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겪은 이야기와 사례를 엮거나 개인적인 감상을 담은 에세이를 써왔는데, 이번엔 동물을 연구하는 학자 입장에서 좀더 본격적인 과학책을 써보려고 했어요. 야외생물학 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동물행동을 관찰하고 과학적으로 연구하는지 그 과정을 담아내고자 했 습니다.
Q3. 야생에서 동물을 만나는 직업의 희-노-애-락이 있다면? 희 - 그동안 아무도 몰랐던 동물 행동의 이유나 과정을 알아내는 짜릿함이 있어요. 내가 아니 면 아무도 하지 않았을, 아무도 몰랐을 숨겨진 진리를 탐구하는 기쁨이죠. 만약 제가 연구를 하지 않았다면 펭귄의 수면 시간이 평균 4초라는 건 아직 아무도 몰랐을 거예요. 물론 제가 알아낸 사실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제적 이득이나 가치가 있는지는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이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은 호기심을 충족시켰을 때 느끼는 기쁨과 보람인 것 같아요. 노 - 야외 조사를 가기 전후로 많은 양의 계획서와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게 가장 괴 롭습니다. 그리고 연구비를 확보하기 위해 제안서를 쓰는 일도 어렵고요. 연구 제안서 말미에 항상 경제적·사회적 파급 효과를 적어야 하는데, 솔직히 기초학문을 하는 야외생물학자로서 뭐라고 적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거든요. 애 -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오랜 기간 조사를 하다 보면 가족이 많이 보고 싶죠. 직업 상 어쩔 수 없는 출장이지만 아내한테, 아이들한테 많이 미안합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을 땐 최대한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요. 락 - 동물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왜 즐거운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야생에 서 동물이 잠을 자거나, 밥을 먹거나, 장난을 치거나 하는 모습을 보는 건 저에게 큰 즐거움 입니다.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은 채 하루 종일 동물을 보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
Q4. 현장 연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동물이나 장면을 떠올린다면? 석사, 박사 과정에서 연구해온 까치가 많이 생각납니다. 첫 연구종이라, 연구를 시작할 때 까 치들을 포획해서 이름표를 달아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까치들을 포획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 다. 워낙 영리한 녀석들이라 트랩을 설치해도 웬만해선 잘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까치는 영역 성이 강해서 보통 트랩에 까치 박제를 넣어놓고 반응하길 기다리는데, 박제로는 포획이 잘 되 지 않았습니다. 까치들은 그게 살아 있는 까치가 아니라는 걸 아는 것 같았어요. 트랩을 설치 해놓고 멀리서 지켜보고 있으면 녀석들은 머리 위에서 저를 내려다보곤 했죠(제가 까치 둥지에 올라가서 새끼 무게도 측정하고 혈액도 뽑고 그래서 저를 많이 싫어했거든요). 나중엔 제 가 트랩 안으로 들어가 앉아 있었던 적도 있어요. 까치를 연구하는 동안 녀석들이 우리가 생 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영리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Q5. 야생에서 동물을 만나려는 독자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인간은 누구나 관찰자의 눈과 귀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여러분도 주변의 동물 을 유심히 살피다 보면 새로운 행동의 비밀을 밝힐 수 있어요. 가령, 주변의 까치가 깍깍대며 우는 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보면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바다 건너 일 본 까치 소리는 확연히 다르게 들리고요. 이런 차이점은 언제부터 왜 생겨났을까요? 일단 휴 대전화 녹음기를 켜고 소리를 담아보세요. 이제 여러분도 관찰자입니다. 까치는 이제 그냥 동 네 까치가 아니라 여러분의 흥미로운 연구종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