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랜선 상담소 - 김붕년 교수
이벤트 기간: 2024-12-12 ~ 2025-01-31
교보문고 랜선 상담소
소아청소년정신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회인 국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부회장이며, 발달장애 거점병원 중앙지원단장과 행동발달증진센터장을 맡고 있다. 임상과 연구를 오가며 소아청소년 정신보건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장관상,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tvN 〈유퀴즈 온 더 블록〉, EBS 〈학부모 수업〉 등의 방송 프로그램과 유튜브, 대중 강연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내 아이가 단단하고 성숙하게 자랐으면 하는 부모의 바람을 응원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10대 놀라운 뇌 불안한 뇌 아픈 뇌』, 『4~7세 조절하는 뇌 흔들리고 회복하는 뇌』, 『나보다 똑똑하게 키우고 싶어요』 등이 있다.
- 집중력과 성적
- 공부에 대한 강박
- 스마트폰 조절
- 공부에 대한 흥미
- 부모의 마음 가짐
- Q. 아이가 초등학생 때까지는 창의적이고 집중력도 좋았어요. 그래서 공부도 잘했구요. 그런데 최근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아이가 많이 산만해지고 성적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규칙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많이 힘들어하는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홍소희 님)
- 원래 잘하던 아이인 만큼 중학교 입학 후 성적이 떨어지는 것이 더욱 걱정되실 텐데요. 사춘기에는 『천 번을 흔들리며 아이는 어른이 됩니다』에서 소개한 여러 변화와 더불어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들거나 학습 시간을 유지하는 등 생활 전반에도 어려운 부분이 생깁니다. 집중력 저하, 또래들과의 활동 증가에 따른 학업 수행의 저하는 청소년기 초기의 발달 과정 중 일부일 수 있습니다. 뇌 발달의 측면에서 감정 조절과 집중력을 담당하는 전두엽(특히 전두엽 앞쪽의 전전두엽)에 ‘가지치기’ 현상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어나 그 기능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해지기 때문인데요. 주로 여학생은 10~14세, 남학생은 12~16세 사이에 이러한 변화를 주로 겪게 됩니다. 또한, 부모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친구와의 활동을 중요시하고,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다양한 놀이 활동(특히 게임)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커지다 보니 학업에 집중하는 일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이때 부모님께서 취하셔야 할 가장 중요한 자세는 강한 통제나 훈육보다는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아이와의 꾸준한 소통을 통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하는 것입니다. 떨어지는 성적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아이를 탓하거나 비난하기보다는 아이가 이 변화를 잘 극복하고 본인이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정서적 지원과 격려를 꾸준히 해주세요. 공부는 인지적 능력만큼이나 정서적 안정과 동기부여가 중요합니다.힘들더라도 옆에서 수면 습관을 비롯하여 기본적인 생활을 잘 잡아주세요. 예를 들어 저녁 시간 스마트폰 사용 제한과 같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규칙을 아이와의 토론을 통해 정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 규칙은 부모님도 함께 실천하는 등 온 가족이 함께 적극적으로 생활 습관을 잡아나가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Q. 사춘기 딸아이가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스스로 너무 몰아붙이고 있다는 느낌이 항상 듭니다. 본인이 하고 싶다는 것을 말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버려두자니 스트레스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na*******님)
- 아이 스스로 더 잘하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는 것은 사실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해져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고, 다소 ‘강박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면 적절한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는 ‘자기 중심성’이 강해져서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와 같은 문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입니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성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압박도 심할 수밖에 없고요. 그러다 보니 성적이 조금만 떨어져도 스스로 비난하고, 자존감이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기도 합니다.제 생각에는 먼저 아이의 ‘학업수행능력’을 객관적으로 알아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이 능력을 한 단계 한 단계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방향으로 함께 학습 계획을 세워나가시길 권합니다. 성적에 대한 욕구만 있고 어떻게 이를 개선해 나갈지 잘 모르는 경우는 학업수행에 대한 상담을 같이 받아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정도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함께 세워보시고, 아이 스스로 이 계획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만약 이미 시험 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심한 강박을 느낀다면 불안 해소를 위한 건강상담을 받고, 적절한 약물치료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강박과 불안이 지속되면 우울과 자기 비하로 이어질 수 있으니, 이를 잘 살피시고 정도와 증상에 따라 전문적 도움을 받으시는 것도 필요합니다.그리고 ‘잘해야 한다’라는 말보다는 ‘네가 하고 싶은 만큼 해보렴’과 같이 아이의 자율권을 격려하는 쪽으로 이야기해주세요. ‘엄마, 아빠는 시험, 학업 성적보다는 너의 건강과 행복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씀해주시고, ‘결과보다는 노력하는 과정’을 칭찬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마지막으로 아이가 지나치게 자신을 몰아세우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과식과 절식 등으로 식사에 어려움을 겪으며 최소한의 운동도 하지 않는다면 건강의 균형이 무너지게 됩니다. 건강이 무너지면 집중력은 떨어져 공부도 더 안 되고, 불안, 우울, 짜증 등이 심해져 마음 건강마저 해칠 수 있어요. 이럴 때는 ‘잠깐 멈춰서 삶의 균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공부에만 몰두하게 하지 마시고, 운동이나 음악처럼 즐거운 활동도 하게 해주세요. 충분히 자고 쉴 수 있게 해주시고, 주말엔 제대로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 Q. 중2 딸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공부도 곧잘 하고 착한데, 맞벌이로 혼자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스마트폰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스스로 조절이 필요함을 인식하지만, 사춘기 뇌의 변화 때문인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 도움을 주고 싶은데요. 함께 고쳐 나갈 방법이 있을지, 시간이 가도록 기다려 주는 것도 괜찮을지 궁금합니다. (서지혜 님)
- 요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단순히 게임이나 오락 도구만이 아니라, 지식을 습득하고 생활을 영위하며 친구들과 소통하는 데에 꼭 필요한 필수품입니다. 특히 혼자 있는 시간이 길다면 외로움을 달래고 스트레스를 푸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죠. 아이가 스스로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정말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그러나 모든 재미있는 일들이 그렇듯이 한번 몰입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통한 활동(게임, SNS, 유튜브 등) 시간을 계획대로 조절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더욱이 청소년기 아이들은 전두엽의 ‘가지치기’ 현상 때문에 자기조절력과 실행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해요.구체적으로는 이렇게 해보세요. 가족이 다 같이 ‘스크린 타임 룰’을 정하시는 겁니다. 일방적으로 ‘이렇게 해!’가 아니라 함께 의논해서 규칙을 만드는 거예요. 예를 들어 ‘알람을 맞춰 두고 한 시간 동안은 자유롭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자. 그리고 저녁 8시 이후에는 우리 가족 다 같이 충전기에 꽂아두자’와 같은 식으로요. 주말엔 좀 더 자유롭게 풀어주시고요.스마트폰을 대신할 만한 다른 취미와 활동을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운동이나 예술 및 문학 활동처럼 아이가 좋아할 만한 취미를 찾아주세요. 주말에는 친구들과 만나서 놀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주시구요.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무조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마시고, 아이가 보는 콘텐츠에 먼저 관심을 가져주세요. 아이의 디지털 생활에 함께 참여하셔서 아이로부터 배우는 것도 좋습니다.“그거 재미있니? 어떤 내용이야?”이렇게 먼저 말을 건네며 관심사를 공유하고 더 깊은 대화를 나눠보세요. 결국 중요한 건 통제가 아니라 균형입니다. 완벽한 조절을 바라기보다는 다른 활동도 조금씩 하면서 균형을 찾아가게 도와주세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있게 될 테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믿으면서 기다려주시고, 따뜻하게 지켜봐주세요.
- Q. 교수님, 아무래도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 공부가 늘 걱정됩니다. 교수님께서 『천 번을 흔들리며 아이는 어른이 됩니다』에 적어주신 것처럼 아이들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이들 스스로 흥미 있는 공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있을까요? (pl*********님)
- 먼저,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잘 살펴보세요. 어릴 때부터 재밌어했던 활동들을 떠올려보시고 요즘 관심 있어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도 나눠보세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스스로 찾아보고 검색도 해보고 유튜브도 보면서 탐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지적 호기심을 갖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런 활동은 자연스럽게 공부로도 이어질 수 있어요.아이가 공부할 때는 ‘이것 해라, 저것 해라’ 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찾아서 하도록 도와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한 가지만 파고들려고 할 때는 다른 분야의 공부에도 흥미도 느낄 수 있게 격려하고 안내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와 학원 공부는 아이와 함께 ‘이 정도는 해보자’ 싶은 목표를 함께 정해보시고, 달성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기면 언제든 상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뭔가를 해냈을 때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칭찬해주셔서 작은 성취감부터 하나씩 쌓아나갈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합니다.앞으로는 단순히 시험 점수 잘 받는 것보다 창의력이나 문제해결능력이 더 중요해질 거예요. 지금은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기다려 주시고 도와주시는 게 나중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천 번을 흔들리며 아이는 어른이 됩니다』에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문예체 활동’도 격려해 주세요. 운동이나 예술, 독서 같은 활동을 적극 권해주시면 좋습니다. 이러한 활동 중 아이의 기질과 선호도에 맞는 것은 창의력과 집중력을 키우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규칙적인 신체적인 활동(운동)은 뇌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되니 잊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 Q. 각자 다른 성향을 가진 삼 형제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남자아이들치고는 얌전한 아이들이지만 성향이 다 다르니 종종 벅찰 때가 있긴 해요. 큰아이는 사춘기로 인해 학습 태도가 많이 달라졌고, 톡톡 튀는 둘째아이와 마음이 많이 여린 막내 아들…. 아이들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만큼이나 저의 마음도 흔들립니다. 이런 제 마음을 다잡는 조언도 구할 수 있을까요? (tl****** 님)
-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을 한꺼번에 키우는 게 벅찬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사춘기인 아이와 아직 어린 아이들을 동시에 키우는 건 정말 쉽지 않죠.이렇게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선, 아이들의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해주세요. ‘이 아이는 왜 저 아이랑 다르지?’가 아니라 각자의 개성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우리 부부를 찾아와준 손님’을 대하듯이 각자의 개성을 무시하지 말고 존중해주신다면 더 좋겠지요. 하지만 가족의 규칙을 만들어서 세 아이 모두 공통으로 지킬 수 있도록 해주시고, 지키기로 한 규칙은 지켜야 한다는 것도 같이 알려주셔야 합니다. 일종의 한계선을 설정하여 아이들의 나이에 맞게 지도해주시면 좋습니다.그리고 저는 부모님도 자신을 꼭 돌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흔들릴 때 부모도 흔들리는 건 당연합니다. 완벽한 부모가 되려고 너무 애쓰지 마시고, 실수했다면 사과하고 다시 시작해보세요.가능하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청소년 아이와는 따로 시간을 만들어 대화를 나누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린 두 아이에 대해서도 가끔은 따로따로 엄마, 아빠와 아이 간에 1:1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길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시간만큼은 그 아이에게만 집중해서 이야기도 나누고 교감하는 거예요. 그 아이 한 명의 기질을 존중해주면서요. ‘천 번을 흔들려도 괜찮다’라는 마음가짐으로 긴 호흡을 가져보세요. 지금의 어려움은 다 지나갈 거예요. 이런 시행착오도 성장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무엇보다 지금처럼 아이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부모님이세요. 완벽한 방법을 찾으려 하지 마시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 간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지내보시길 바랍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관심과 사랑이니까요. 어머님은 이미 잘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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