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 X 교보문고 여성서사 책 창고 #7월
여성서사 책창고
플랫이 읽은 7월의 책창고
한 여성 살인범의 초상
후무칭 | 글항아리
#가정폭력 #빈곤 #논픽션
어머니와 시어머니,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희대의 패륜 며느리’라 비난받고 사형 판결을 확정받은 린위루. 기자 후무칭은 3년간 수감된 린위루를 면담하고 편지를 주고받은 끝에 취재기에 가까운 이 기록을 써내려갔다. 린위루는 미디어에서 ‘보험금을 노리고 친족을 연쇄살인한 악녀’라고 묘사됐지만, 본인이 쓴 자서전에서는 가정폭력으로 궁지에 몰린 가련한 피해자로 묘사된다. 책은 악마같은 가해자도, 순결한 피해자도, 깔끔한 진실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부담스러운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진실과 거짓을 오가며 린위루가 마주했던 ‘절망’의 사회구조적 측면을 지적한다.
얽힌 공감
로리 그루언 | 프레스탁
#동물윤리 #공존 #돌봄윤리
동물을 귀엽거나 불쌍한 존재로만 바라보는 인간 중심의 감정은 문제를 명확하게 인식하거나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인간과 동물, 자아와 타자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차이가 우열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페미니스트 동물윤리 철학자 로리 그루언은 우리가 타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인식하고, 그 관계 속에서 다하는 윤리적 실천 방법인 ‘얽힌 공감’을 제시한다. 책은 인간이 아닌 존재와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지, 나의 선택이 누구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지 고민해본 적 있는 이들에게 매우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비단 동물만이 아니라 나보다 연약하고 소외된 존재와의 공존으로도 생각을 넓혀볼 수 있다.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천희란 | 김영사
#상실 #반려동물 #사랑
소설가 천희란의 첫 에세이. 반려동물과 살아본 적 없던 저자가 열다섯 살 노령묘 세 마리를 가족으로 맞이하며 겪은 돌봄과 이별의 시간을 담았다. 아픈 고양이를 돌보는 간병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메일링 서비스’를 연재했고, 그 기록을 다시 다듬어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아픈 고양이를 돌보며 마주한 어려움, 상실 뒤 빈 자리를 극복해가는 과정, 그리고 이별 뒤에도 다시 사랑할 수 있는 힘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고양이가 두고 간 새로운 세계, 사랑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주는지 보여준다.
나를 갈라 나를 꺼내기
물결점 | 물결점
#에세이 #여성의글쓰기 #과학사
저자가 2021년 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쓴 글들을 모아 엮은 책. 과학자와 과학사 이야기, 과학기자 시절의 취재기, 여행하며 느꼈던 것, 유년기의 기억과 꿈, 생물학과 여성의 몸, 영화, 미술사, 고전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든다. 짧은 에세이부터 강연록, 대담, 희곡, 심지어 챗GPT와의 대화록까지 글쓰기의 형식 또한 다양하다. 저자는 자신이 글을 쓰는 두 가지 방식을 ‘건축적 글쓰기’와 ‘물 같은 글쓰기’로 분류하며, 여성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쓸 때는 반드시 물 같은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책에 수록된 글들은 각자 물처럼 자유롭게 흐르지만 한 방향으로 길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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